경제·금융

[새영화] ‘아리랑’

“자~ 필름 돌아갑니다. … 시골 소작농의 아들로 서울에서 유학생활을 하는 우리의 영진이 `일제`에게 받은 모진 고문으로 정신병자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식의 멘트를 던지며 관객을 울렸다 웃겼다하는 변사가 등장하는 무성영화가 개봉한다. 시오리엔터테인먼트의 창립작 `아리랑`이 30일 서울시내 50개 스크린에서 걸린다. 1926년 나운규가 연출해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는 동명영화를 리메이크한 `아리랑`은 나운규 탄생과 영화 전래 100주년(2002년)을 기념해 제작됐다. 제목이 주는 느낌이나 검은 망토의 학도복들을 입고 등장하는 인물들, 흥분한 말투로 관객들을 주무르는 변사 등의 형태를 그대로 끌어들였다. 줄거리도 전해오는 것과 같다. 이 영화가 뻔한 스토리에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의 등장으로 감각적인 요즘 관객들의 구미를 당기는 것은 아날로그적인 영화의 감성이 잘 녹아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중견 이두용감독의 연출력에서 오는 듯 하다. 또한 그 시대의 구수한 말투를 살리면서도 현대 감각을 함께 곁들인 변사로 나오는 최주봉씨의 걸죽한 입담과 당시 영화의 질감을 살리려고 1초당 18프레임씩 집어넣는 화면이나 배우들의 과장된 연기가 따뜻함을 안겨준다. <강동호기자 easter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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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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