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패 」등 뉴라운드 논의 급진전/WTO 각료회의 중간점검

◎정부조달 투명·공정성 확보 의견조률/“핵심노동기준 향상” 정치적 선언 유력WTO(세계무역기구)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각료회의는 1백27개 회원국이 동등한 권리를 갖는 합의체 기구이지만 미국, EU(유럽연합)등 메이저 국가들의 의도에 좌우되고 있는 상황이다. 싱가포르에서 열리고 있는 1차 WTO 각료회의도 결국 미국, EU 등의 의도에 맞춰 진행되면서 미해결 4개과제의 협상이 급진전을 보이고 있다. 이번 회의의 4대 쟁점은 ▲정보기술협정(ITA) ▲핵심노동기준 ▲정부조달협정 ▲투자 및 경쟁정책등 새로운 이슈등이다. 이중 정부조달협정, 즉 부패라운드에 대해서는 회의 초반에 의견조율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었다. 말레이시아등 일부 국가에서 국내기업 우대정책을 전면 포기하는 것은 힘들다는 반대입장을 밝혔지만 정부조달과정에서 투명성, 공정성만 보장하는 차원의 의견조율이 이뤄졌다. 미국과 노르웨이가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핵심노동기준의 경우 미국이 별도 의제로 채택하자는 당초 입장에서 후퇴, 핵심노동기준과 관련해 저임금국가들의 경쟁력을 저하시키거나 무역제재로 연결시키지 않겠다며 이번 각료회의에서 핵심노동기준 향상을 위한 정치적 선언을 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인도, 파키스탄등 일부 국가들이 정치적 선언에 머문다 해도 결국은 무역제재 및 경쟁력 약화쪽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며 반대해왔다. 그러나 미국이 핵심노동기준이 해결되지 않으면 다른 이슈들도 해결되지 못할 것이라고 강하게 밀어붙이는데다 무역제재및 경쟁력저하 불가라는 방침이 명시적으로 밝혀지는게 개도국에도 유리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정치적 선언이 이뤄질 전망이다. 투자라운드에 대해서는 개도국중 남미국가들이 예상외로 회의도중 미국을 지지하면서 쉽게 타결되는 쪽으로 진행되고 있다. 경쟁정책문제는 반덤핑문제등도 경쟁라운드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한국, 일본등의 주장에 미국이 반대해 난관을 겪었지만 미국측이 핵심노동기준문제가 해결될 경우 양보할 수있다는 입장이어서 회의 마지막날 별다른 어려움없이 타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의 공식 의제는 아니면서도 가장 큰 관심사인 ITA와 관련, EU는 10일밤 늦게 관련 28개국(EU는 1개국으로 봄) 회의를 개최, ITA 체결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는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이 회의에서 관련국들은 전세계 정보기술산업 생산의 90%이상을 차지하는 국가들을 ITA에 참여시키자는데 의견을 모아 이번 각료회의 기간중 대상품목을 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EU, 일본, 캐나다등은 주요국들에 내년 3월15일까지 ITA 참가여부를 통보해줄 것을 요청했다. 현재 미국이 2백16개로 제시한 대상품목을 놓고 미국과 EU 간에도 광섬유, 콤팩트 디스크등을 놓고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이번 회의에서 대상품목이 확정될 것이라는게 회의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이번 회의에서 큰 관심을 끌지는 못하고 있지만 우리 대표단에게 큰 부담을 안겨주고 있는 농산물 후속협상 준비개시 시기와 관련, 당초 UR 농산물 협상에서 정한대로 2000년 이전에 개시하자는 우리나라와 일본등 농산물 수입국들의 주장이 먹혀들어 각료선언에서 가급적 빨리 하자고 지적하는 차원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WTO 사무국은 13일 폐막식때 20개항의 각료선언을 발표할 계획이며 이중 16개항의 내용은 회의전 제네바에서 대체적인 윤곽을 결정했다. 현재까지 나머지 4개항의 내용을 놓고 이해관계국들의 협상이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지만 11일을 고비로 대부분 절충이 이뤄지고 있다고 회의 참가자들은 밝혔다. 한편 중국의 WTO가입문제에 대한 논의가 미국, 일본, EU등 회원국을 중심으로 논의됐으나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싱가포르=이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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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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