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금융위기, 실물경제로 번져

8월 경상수지 적자 사상최대…산업생산도 11개월만에 최저

미국 경제를 집어삼킨 금융위기의 거센 불길이 급기야 국내 실물경제로도 옮겨 붙기 시작했다. 극심한 금융시장 불안의 여파로 내수침체는 연일 가속되고 그나마 한국경제를 뒷받침했던 수출경기마저 꺾이기 시작하면서 한국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오래 깊게 추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8월 국제수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47억1,000만달러의 대규모 적자를 냈다. 지난 1980년 통계가 작성된 이후 사상 최대의 적자폭이다. 특히 수출 증가율이 전년동월비 16.2%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수입은 37.6%의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면서 상품수지가 28억2,000만달러의 대규모 적자로 돌아섰다. 내수부진에 더해 수출에까지 ‘노란불’이 켜지자 실물지표는 빠른 속도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통계청이 이날 내놓은 ‘8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년동월비 1.9% 증가에 그쳐 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현재와 미래의 경기국면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도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81년 이래 처음으로 7개월 연속 동반 하락해 우리 경제가 녹록지 않은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음을 나타냈다. 정부는 아직까지 금융위기의 실물경제 전이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금융불안으로 자금줄이 마르면서 소비와 투자가 급속도로 위축되고 대외수출에마저 먹구름이 드리워진 상황이 되자 내년 하반기부터 경기가 회복된다는 정부 예측이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정부 내부에서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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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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