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리스크에 대한 적정 대가


우리는 모두 리스크는 부담하지 않고 큰 수익을 내고 싶어한다.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는 매우 모순된 생각임을 금방 알게 된다. 만약 리스크는 전혀 없는데 큰 수익을 주는 상품이 있다고 해보자. 아마 사람들이 삽시간에 사자고 몰려 해당 상품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어 오르거나 동이 나서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을 것이다. 아니면 그 상품은 진짜가 아닌 사기 상품일 것이다. 진짜 그렇게 좋은 상품이라면 자신이 보유하지 왜 남들에게 팔려고 내놓겠는가. 결국 리스크에 대한 부담 없이는 큰 수익을 낼 수 없다는 것이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생각임을 알게 된다. 이를 재무학에서는 '리스크와 수익률 간의 상충관계(risk-return trade-off)' 또는 '공짜 점심은 없다(no free lunch)'라고 부른다. 사실 재무학에서는 리스크와 수익률 간의 상충관계를 설명하기 위해서 지난 수십년간 노력해왔다. 과연 리스크에 대한 적정 대가는 얼마일까. 우선 리스크를 하나도 부담하지 않고 받을 수 있는 수익률은 얼마나 될지 생각해보자. 물론 은행도 망할 수 있지만 은행 정기예금 이자율을 리스크 없는 수익률로 본다면 요즘 4.5% 정도가 된다. 소비자물가상승률도 거의 5%에 육박하는데 4.5%의 수익률은 너무 낮은 생각이 들지 않는가. 좀 더 리스크를 부담하더라도 수익률을 올려야겠다는 생각에 주식투자를 생각해본다. 주식투자가 위험하다는 것은 아는데 어느 정도나 위험한 것일까. 주식투자의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어느 정도의 수익률을 더 받아야 적정하다고 할 수 있을까. 미국의 S&P500 지수를 대상으로 했을 때 과거 1926년부터 2000년까지 주식투자의 리스크 부담 대가로 더 벌은 평균수익률이 연 9.1%였다고 한다. 같은 기간 무위험자산(T-bill)에 투자했을 때 얻은 평균수익률이 3.2%였으므로 S&P 지수에 투자해 얻은 수익률이 평균 12.3%였다는 말이 된다. 필자가 우리나라 코스피 지수를 대상으로 1980년부터 2007년까지 계산한 결과에 따르면 주식투자의 리스크 부담 대가로 더 벌은 수익률은 평균 6.8%가 된다. 여기에 같은 기간 무위험자산(CD)에 투자해 얻은 평균수익률 9.8%를 더하면 코스피 지수에 투자해 벌은 평균수익률이 16.6%로 나온다. 요즘 우리나라의 은행정기예금 이자율이 4.5%임을 감안한다면 여기에 7∼9% 정도의 리스크 대가를 더한 11.5∼13.5% 정도가 코스피 지수에 투자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평균수익률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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