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국제유가 내리막 지속

최근 국제 유가의 움직임도 수요자 주도의 시장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전쟁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 2월 말 배럴 당 40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석유가격은 이 달 들어 30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또 석유수요가 줄어드는 여름이 찾아오면 유가가 OPEC 가격 밴드의 하한가인 22달러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압달라 알아티야 카타르 에너지장관 겸 OPEC 의장은 이 같은 시장 상황을 “석유 시장이 공급과잉에 직면한 것”으로 진단했다. OPEC의 다른 관리는 AFP 통신과의 회견에서 “OPEC 회원국의 할당된 쿼터 이상 생산으로 인해 공급과잉 물량이 하루 200만 배럴에 달한다”고 보다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또 전국적 파업이 종결된 베네수엘라의 수출이 늘고 있고,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의 정정 불안도 진정 기미를 보이며 석유수출이 정상화 되고 있는 점도 공급과잉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이 같은 공급과잉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OPEC은 오는 2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긴급 에너지장관 회담을 갖고 감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전쟁을 틈타 할당량 이상으로 석유를 생산해 온 회원국에 대해 감산을 종용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OPEC의 이 같은 움직임에 국제유가 하락세를 중단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주요 석유소비국이 회원으로 있는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유가가 25달러를 상회하는 상태에서 일부 OPEC 회원국이 감산에 동의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달 중 유가가 25달러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한 OPEC의 감산 결정은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OPEC이 실제로 감산에 나선다고 해도 계절적 요인에 따라 석유수요도 함께 줄어들고 있어 유가 하락세를 멈추기는 힘들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IEA에 따르면 2ㆍ4분기의 하루 평균 석유수요는 1ㆍ4분기에 비해 200만 배럴 정도 낮은 7,638만 배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길수기자 coolas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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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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