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NEIS 데이터 공개… 교육현실 객관적 파악 잣대로"

천세영 교육학술정보원 원장


"신뢰성ㆍ타당성을 갖춘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의 데이터를 7월 중에 국내외로 공개해 과학적 분석을 거쳐 한국의 교육 현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나'를 알면 불확실성이 큰 미래에 대처하는 능력은 그만큼 좋아지겠지요." NEIS에서 개인정보를 제외한 데이터 공개를 주장해온 천세영(54)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원장은 8일 '공개를 통한 정보의 평등원칙'이라는 신념을 확고히 밝혔다. 충남대 교육학과 교수, 이명박 정부 인수위, 대통령 교육비서관을 거친 교육행정 전문가인 천 원장이 NEIS 공개를 강조하는 이유는 디지털 시대를 헤쳐나갈 교육시스템의 나침반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지난 10여년간 학생ㆍ교사에게 새로운 지적능력이 생겼다고 막연히 추정하지만 데이터를 근거로 한 과학적 연구는 없었다"며 "디지털기술이 사회의 지적능력 향상에 어떤 작용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연구해야 할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천 원장은 "우리 학생들이 왜 수학을 잘하는지, 학교활동이 대학 진학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등 디지털로 인한 교육 변화를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면 세계적인 이슈가 될 것"이라며 "근거 데이터를 제시할 수 있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물론 개인정보는 철저하게 보호돼야 한다"고 말했다. NEIS가 미래 교육체계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데이터뱅크가 되기 위해서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감을 불식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데이터 공개로 교육의 서열화가 심화되는 등 논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는 "개방과 공개가 핵심인 인터넷 시대에 데이터 차단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안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의미한 정보는 가려내 미래를 위한 교육체계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 원장이 개방을 강조하는 데는 새로운 세대의 창의성에 미래의 국운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KERIS는 개방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강의를 공개하는 KOCW도 구축했다. KOCW는 미국 MITㆍ스탠퍼드대 등 미국 대학이 시작한 OCW(Open CourseWare)의 한국판이다. 천 원장은 "독서보다 말로 하는 강의가 교육의 효과는 더 크다"며 "강의 공개로 글로벌 교육 격차가 줄어드는 시대에 KOCW가 한국 대학의 경쟁력을 키우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KOCW의 명강의가 대학 순위, 교수평가 등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KOCW가 새로운 시장을 만들 것으로 기대하는 천 원장은 "과거 정부 예산으로 시작한 에듀넷이 궁극에는 e러닝시장을 키우는 역할을 했다"며 "초기에는 KOCW도 정부가 터를 닦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민간기업이 시장을 키워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육만큼 사회적으로 큰 이슈도 많지 않지만 지난 1999년 교육정보화를 위해 설립된 KERIS의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특히 차세대 NEIS 운영 인프라 구축사업에만 445억원의 예산을 쓰는 기관 치고는 아는 사람이 드물다. 되레 '수집된 학생의 개인정보 유출에 무방비'라는 따가운 질책과 함께 정치적ㆍ사회적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는 "지난 10여년간 많은 실험을 거치면서 KERIS가 한 가지 자부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디지털로 열린 새로운 세상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 것"이라며 "모바일 시대에도 그 역할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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