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3곳이 세계적인 신약 후보물질을 찾아내기 위해 똘똘 뭉쳤다. 한국화학연구원ㆍ한국생명공학연구원ㆍ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그 주인공들이다.
김정희 과학기술부 생명해양심의관은 4일 “질환별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해 비임상 전단계에서 국내외 기업에 지속적으로 기술을 이전하기 위해 3개 출연연이 자발적으로 사업단을 구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소속 연구회가 다르고 경쟁관계에 있는 출연연들이 연구인력과 연구비를 분담, 연구역량을 결집해 대규모 신약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화학연은 산업기술연구회, 생명연과 KIST는 기초기술연구회에 소속돼 있다.
연구 분야는 항암제와 관절염 치료물질 발굴로 정할 예정이나 연구비 사정으로 우선 항암제만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 사업단은 3개 출연연에서 15~20명의 박사급 연구원을 차출해 일반 연구원을 포함해 총 40~60명으로 구성, 내년부터 5년간(1단계 3년, 2단계 2년) 운영된다. 사업성과가 좋을 경우 운영기간을 5년 연장할 계획이다. 연구비는 정부와 3개 출연연이 분담해 정부 20억~30억원, 3개 출연연 20~30억원씩 연간 40억~6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사업단은 신약 후보물질이 도출되는 대로 3개 출연연 공동명의로 특허출원을 한 뒤 전임상 단계에서 국내 기업을 끌어들여 임상 2상까지 진행하도록 해 거대 다국적 기업에 기술을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3년, 전임상 1년, 임상1상 6개월, 임상2상A 6개월~1년이 걸리고 해외 기업이 상품화하는 기간을 합치면 이르면 10년 내에 신약이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사업단은 예상하고 있다.
화학연 생명화학연구단의 김성수 단장은 “임상2상A까지 마친 뒤 외국 기업에 라이선싱을 하더라도 매출액의 15%가량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3개 출연연은 지난 6월27일 ‘범부처 신약개발 연구개발(R&D) 추진을 위한 협력합의서’에 조인, 공동 연구체제를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