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3월 폭등장과 달라…당분간 환율 상승 가능성

이벤트성 아닌 수급구조상 달러부족 초래<br>'최중경 라인' 1,140원대 진입도 배제못해<br>"경제 불확실성·변동성 증폭될것" 우려도

원ㆍ달러 환율이 폭등하고 있는 8일 명동 외환은행 본점 글로벌마켓영업부 딜러들이 분주하게 주문을 주고받고 있다. /이호재기자

국제유가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마당에 환율까지 폭등하면서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증폭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특히 이번 환율상승은 수급구조에 기인한 것이어서 상승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지난 2004년 외환당국의 시장개입과 관련, ‘최중경(기획재정부 차관) 라인’으로 일컬어지던 1,140원대까지 오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3월 폭등장세와는 다르다=이번 장세는 3월의 폭등장세와는 다르다는 게 시장관계자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3월 1,030원까지 단기 급등했을 때는 역외 투기세력의 공격적인 매수와 심리적 불안감이 어우러진 투기장세였지만 이번 장은 철저히 수급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두현 외환은행 차장은 “이번 장은 수급이 반영되는 지극히 정상적인 장세”라며 “3월과 같은 이벤트성 장세가 아니라 달러 수요에 의해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즉 국제유가가 배럴당 123달러를 넘어서자 정유사 등 수입업체들의 결제수요가 몰리면서 달러부족 현상이 초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유가가 더 오르기 전에 서둘러 결제하려는 다른 수입업체의 심리도 가세하면서 환율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전날 역외시장에서 연고점을 돌파한데다 최 차관이 8일 “환율 상승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당분간 매도개입이 없음을 시사한 점도 환율폭등의 기폭제가 됐다. 이와 함께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3,500억원을 순매도하며 달러로 환전한 점과 뉴욕증시가 하락하는 등 신용경색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점도 달러매수의 요인으로 꼽힌다. ◇1,140원대도 배제할 수 없다=시장관계자들은 추가 상승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대내외 여건이 환율상승에 우호적이기 때문. 일단 시장에 수요는 많은데 달러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경상수지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고 있는데다 수출업체들도 3년 전부터 원화강세 전망으로 무지막지하게 선물환 매도로 달러를 팔아치웠다. 반면 유가급등으로 수입업체의 결제수요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고, 특히 통화옵션 환헤지 상품에 가입한 수출업체들도 환율급등으로 원금의 2배 이상의 달러를 ‘울며 겨자 먹기’로 사고 있는 형국이다. 글로벌달러화가 수년간의 약세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점도 환율상승의 변수다. 외환당국의 한 관계자는 “유로화 대비 1.60달러까지 떨어졌던 달러화가 1.53달러까지 회복하는 등 달러화가 서서히 바닥 다지기를 하고 있다”며 “글로벌달러 강세는 원화약세를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들을 종합해보면 환율은 우선 심리적 저항선인 1,050원과 2005년 고점인 1,065원 사이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두현 외환은행 차장은 “수급구조상 다시 강세로 전환되기는 어렵다”며 “당분간 1,050~1,060원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진우 NH투자선물 부장은 “딜러들이 1,065원을 1차적 지지선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며 “하지만 주가가 하락하고 유가가 급등하면 ‘최중경 라인’인 1,140원대 진입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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