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김중수 “경상수지 흑자, 환율에 의한 것 아니다”

미국의 “원화 저평가”에 우회적 반박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4일 한국의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가 “선진국을 통해 온 것이라기보다는 대부분 신흥 경제권에서 온 것”이라며 원화 저평가에 의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이나 유럽, 일본과는 오히려 한국의 경상 수지가 적자”라고 덧붙였다.


이는 최근 한국 원화가 저평가됐다고 불만을 제기한 미국 정부에 대해 우회적으로 반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총재는 환율 같은 가격 효과로 흑자가 났다면 “모든 산업에 적용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반도체, 휴대전화 등 특정 부문 중심으로 흑자가 났고 이는 비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환율 수준과 관련해서는 “시장과 괴리가 없다고 본다”면서 적정한 수준이라는 견해를 에둘러 표현했다.


다만, 그는 경상수지 흑자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해 “구조적으로 흑자를 내는 경제가 됐는지는 면밀히 분석해봐야 한다”며 “(경상수지 흑자 행진이) 일시적이며 지속가능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경상수지는 지난 9월까지 20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었으며 올해만 이미 487억 9,000만달러의 흑자를 냈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인 63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지난 10월 30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한 ‘주요 교역국의 경제·환율 정책 반기 보고서’에서 “한국 원화가 경제 기초여건보다 2∼8% 저평가됐다”며 한국의 외환보유고 규모와 경상수지 흑자 등에 불만을 제기했다.

경제 성장 전망과 관련해선 “종전의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며 현재 마이너스(-)인 국내총생산갭(GDP갭·실제성장과 잠재성장의 차이)이 내년 하반기쯤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 총재는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주택 매매가에 대해서는 “주택시장이 세법 개정 등의 영향으로 어느 정도 침체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는 있지만 정착될지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보였다.

그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영향과 관련해서는 “단기간에 크게 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가계부채가 다시 한번 문제가 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강구해 충격을 흡수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