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이 겨울을 앞두고 전력난 비상에 걸렸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자력 발전소 가동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고, 중국은 산업용 수요가 늘면서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겨울 전력 수요가 커질 때엔 동북 아시아 전체가 전력 부족에 시달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일본과 중국은 일정 수준 이상 전력사용을 절감하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전기료를 깎아주거나 비 가정용과 발전용 전력 요금을 올리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전력난이 우려되자 그동안 자취를 감췄던 석유난로 판매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는 진풍경도 벌어지고 있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중국 국가개발개혁위원회(NDRC)가 지역 비거주자에 대한 소매 전기요금을 1KW당 0.03위안씩 인상했다고 1일 보도했다. 또 화력발전소가 전력 배급소에 판매하는 도매 전기요금 가격도 1KW당 0.026위안씩 올렸다. 인상폭은 각각 5%, 6.8%다.
NDRC는 전기요금 인상과 더불어 발전용 석탄 가격을 통제하고, 가정용 전기요금 인상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와 캐피탈 마켓 홍콩 지점의 데이브 다이 애널리스트는 "높은 물가상승률에도 전기요금 인상을 결정한 것은 그만큼 중국 내 전력난이 심각하다는 의미"라며 "이번 조치로 발전소의 전력 생산비용 부담을 덜어줘 전력 공급이 늘어나겠지만 단기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본도 겨울철 전력난에 대응하기 위해 전력사용 절감 기업에 대해 전기료를 할인해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달부터 홋카이도, 도호쿠, 간사이, 시코쿠, 규슈 전력 등 5개 전력회사는 절전 기업에 대한 전기료 할인 서비스를 실시한다.
올 겨울에 심각한 전력부족이 예상되는 간사이 전력은 내년 3월까지 산업용과 업무용에 대해 전기료를 깎아준다. 계약전력 50∼500kW 미만 사업자가 월 최대 전력사용량을 기준으로 작년 같은 기간 보다 1kW씩 줄이면 산업용은 700엔, 업무용은 1,000엔씩을 할인해준다.
한편 전력난이 우려되면서 일본 내 석유난로 판매가 급증하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산케이신문은 "오사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조신(上新)전기의 10월 석유난로 판매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7배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난로 판매가 크게 늘자 연료인 등유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석유판매 대기업인 이데미쓰코산은 최근 한국에 확보해둔 탱크에 등유 6만㎘를 비축해놓았다. 이 회사가 외국에 등유를 비축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최대의 석유 판매기업인 JX에너지도 올해 처음으로 한국에 등유를 비축하기 시작했다고 산케이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