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7억대 '황제 회원권' 납시오

"제대로된 대우받자" 심리속, 부킹 보장에 투자가치까지<br>이스트밸리·레이크사이드등 매도물건없어 "부르는 게 값"

이스트밸리골프장 회원권이 지난 3월 명의개서가 시작된 뒤 7억 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스트밸리의 클럽하우스 전경.

이스트밸리골프장 회원권이 지난 3월 명의개서가 시작된 뒤 7억 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스트밸리의 클럽하우스 전경.

‘황제’ 골프장 회원권이 등장하고 있다. 13일 골프장 회원권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1년 분양가 5억원의 고가 회원권이 등장한 데 이어 올해 들면서는 시장에서 7억원 이상에 거래되는 초고가 회원권이 모습을 드러냈다. 일부 회원권은 ‘부르는 게 값’이라는 심리 속에 구입 직후 당장 명의 개서를 하지 못하더라도 ‘일단 사고 보자’는 묻지마식 매수 세력까지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 5억9,000만원에 최종 분양을 마친 회원 수 375명의 이스트밸리 골프장(경기 광주ㆍ27홀)의 회원권은 지난 3월 명의개서가 시작된 후 7억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명의 개서는 말 그대로 소유자의 이름을 바꿔 적는 것으로 쉽게 말하자면 시장에서 사고 판 뒤 골프장에서 인정 받을 수 있다는 뜻. 지난 2개월여 동안 거래된 이스트밸리의 회원권은 5계좌. 현재 추가로 2명이 회원권을 매도하겠다며 골프장 측이 명의 개서 의사를 밝힌 상태다. 거래된 회원권은 대체로 중간 차수 때 5억5,000만원 대에서 분양된 것들. 1, 2차에 4억5,000만원과 4억8,000만원에 분양 받은 회원들은 가격이 올라도 팔지 않겠다는 입장이라는 게 이스트밸리 측의 설명이다. 레이크사이드(경기 용인ㆍ54홀) 서코스 회원권도 시세는 6억5,000만원 수준이지만 전문가들은 실제 거래가 그 이상의 가격에서 이루어 지고 있다고 말한다. 매도 물건이 거의 없기 때문에 호가가 8억원을 넘을 때도 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 연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는 남부 골프장(경기 용인ㆍ18홀)의 경우는 회원권 가격이 ‘부르는 게 값’이라는 심리가 형성된 상태다. 조만간 일반 회원제로 전환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올해 초 공증권으로 7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공증권 거래는 골프장 측이 명의 개서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회원권 소유자의 명의를 바꾸지는 못한 채 공증서로 거래를 확인하는 형태. 당장 회원 대우를 받을 수 없지만 매수자가 일단 사고 보겠다며 적극적으로 나서 거래가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분양 중인 가평베네스트나 렉스필드, 남촌 등 5억원 수준에 거래된 일부 골프장의 회원도 공증이나 가처분 형태로 변칙 거래되는 경우가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이처럼 당장 회원대우를 받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회원권을 확보하려는 것은 그만큼 투자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 그러나 무엇보다 큰 규모의 자금을 움직이는 것은 ‘제대로 회원 대우 한번 받아보자’는 심리로 분석된다. 각 골프장들이 수도권 인근에 잘 정돈된 코스, 소수 회원에 주말 부킹 완전 보장 등 골퍼들이 바라는 조건들을 충족시키고 있는 것. 회원권 업계 전문가들도 “초고가 회원권을 사려는 골퍼들은 긴 말 하지 않고 그냥 사달라고 한다”며 “최근 회원권 시장이 조정 국면을 맞아 일부는 하락하고 있지만 황제 회원권은 매물 부족이 이어지면서 상승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통상 초고가 회원권은 2개 이상 구입하는 경우가 드문 만큼 황제 조만간 회원권 사이에서도 차별화가 이루어 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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