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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새로운 '러다이트' 운동

영국에서는 1811년부터 1812년까지 섬유노동자들의 기계파괴운동인 ‘러다이트(The Luddites)’가 일어났다. 노동자들은 새로 개발된 직물생산기계가 대량생산으로 그들의 노동가치를 감소시키며 결국은 일자리를 빼앗아갈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들의 판단은 옳았다. 200년이 지난 지금 소득불균형은 더욱 커지고 있으며 기술이 다시 이 문제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것 같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최근 연설을 통해 인터넷 같은 새로운 기술이 숙련된 노동자와 비숙련 노동자간의 생산성 격차를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현상이 미국보다 중국이나 인도 같은 개발도상국가의 비숙련 노동자들 사이에서 더욱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문제는 결국 세계화와 자유무역에 반대하는 움직임과 직결된다. 지난 60년 동안 개발된 많은 기술들은 숙련된 노동자를 돕기보다는 비숙련 노동자를 대체하는 역할을 해왔다. 은행 부문을 예로 들자면 컴퓨터는 사무직노동자를 대체했지만 딜러들이 같은 시간에 더 많은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승자가 모든 것을 다 가진다는 경쟁논리는 소수의 은행가들이나 기업인들을 부자로 만들어주지만 동시에 불균형을 확산시키는 경향도 있다. 그러나 기술이 세계화를 촉진시키기보다는 불균형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비뚤어진 시선에 대해서는 몇 가지 생각해볼 것이 있다. 우선 불균형은 인도 같은 개발도상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나타난다. 그리고 현재의 국제무역 규모로는 불균형이 증가하는 이유를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 만일 무역을 통해 비숙련 노동자들의 임금을 줄일 수 있다면 선진국의 제조업자들은 더 적은 자본으로 더 많은 노동력을 사용하려 할 것이다. 오늘날의 러다이트운동은 컴퓨터 파괴나 대규모 바이러스 공격 같은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보다 현실적인 대안은 교육에 대한 투자와 그 결과로 보다 숙련된 직업을 통한 혜택을 얻는 것이다. 미래에는 숙련된 노동자들도 컴퓨터에 의해 대체될 것이며 혁신의 모습도 지금과는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 할 일은 러다이트의 정신을 생각하기보다는 교육을 받으러 학교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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