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맨해튼의 월세 가격이 평균 4,000달러를 돌파했다. 반면 공실률(전체 공간 중 임대되지 않은 공간 비율)은 1% 수준을 유지해 치솟는 월세에도 뉴욕 부동산시장의 인기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켓워치 등 외신은 부동산 중개업체 더글러스엘리먼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5월 맨해튼 지역 평균 월세가 4,081달러(약 454만원)로 지난해 5월의 3,902달러(약 434만원)보다 4.6% 상승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같은 기간 맨해튼 지역 월세의 중간값(median)도 3,380달러로 전년동기(3,300달러) 대비 2.4% 상승했다. 중간값은 전년동월비 기준 15개월 연속 오른 것이다. 월세가 비싼 곳이 많아 평균은 4,000달러를 넘었지만 가장 흔한 월세 가격대는 3,380달러선인 셈이다.
치솟는 월세에도 임대수요는 끊이지 않아 부동산 조사기관 시티해비타트 자료에 따르면 맨해튼 임대시장 공실률은 1.07%로 3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 공실률은 1.17%였다. 임대료가 초고가를 기록하고 있지만 수요는 넘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맨해튼의 높은 세를 견디지 못하고 인근 지역으로 이동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더글러스엘리먼 보고서 작성자이자 부동산 감정사인 조너선 밀러는 "임대료가 오르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임대계약을 갱신하기보다 맨해튼을 벗어나려고 한다"며 "뉴욕시에 거주하던 사람들에게 롱아일랜드 같은 뉴욕 외곽지역이 익숙하지는 않겠지만 맨해튼으로 통근하는 것이 괜찮다고 느낀다면 충분히 그렇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맨해튼 인근 지역인 브루클린이나 퀸즈의 신규 임대공급 물량이 급증하고 있다. 더글러스엘리먼 보고서에 따르면 5월 브루클린의 신규 임대물량 공급량은 1년 전보다 379.6%나 급증해 맨해튼의 85.1%를 크게 웃돌았다. 같은 기간 퀸즈의 신규 임대물량도 127.2% 급증했다. 개리 말린 시티해비타트 회장은 "브루클린과 퀸즈 지역이 변하고 있다"며 "지역 전반에 신축 럭셔리 고층건물과 편의시설을 갖춘 건물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브루클린의 평균 월세는 3,252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4.3% 상승했다. 다만 퀸즈의 평균 월세 가격은 2,750달러로 지난해보다 13.2%나 하락했다.
뉴욕의 치솟는 임대료가 야기할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밀러 감정사는 "뉴욕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많은 사람이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기가 힘들어지고 있다"며 "새롭게 유입되는 인구가 뉴욕에서 살기 어려워진다면 도시가 더 이상 성장하기 힘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