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선물한도」 확대는 시의적절/남영태 증권거래소 이사(기고)

◎옵션개설 맞춰 외국인투자 활성화 시급정부는 주가지수선물에 대한 외국인 투자한도를 현행의 직전 3개월간 일평균미결제약정수량의 30%에서 오는 7일부터 1백%로 대폭 확대키로 했다. 지난해 5월3일 주가지수선물거래가 시작된 이후 거래는 당초 예상보다 훨씬 활발하게 이뤄졌고 1년이 지난 지금 주가지수선물시장은 상당히 성공적으로 정착되어 가고 있다. 거래량은 지난해 일평균 4천∼4천5백계약이던 것이 올해에는 6천5백∼7천계약으로 증가했고 현물시장에 대한 거래금액 비중도 40%선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투자층도 증권회사 위주에서 점차 다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협소한 외국인 투자한도는 시장개설 초기부터 상당한 문제점을 야기시켰다. 처음 책정된 투자한도 15%는 2∼3일만에 소진돼 외국인의 거래가 거의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됐다. ○주가급락은 기우 외국인이 시장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매매하기가 불가능했으며 외국인으로부터 주문을 받는 증권회사는 소량의 여유수량을 우선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허수주문을 내는등 부작용이 뒤따랐다. 지난해 11월 투자한도가 30%로 확대된 이후 외국인의 투자제약 상황은 어느정도 해소되는 양상을 보였다. 그러나 확대된 투자한도도 외국의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우리 주가지수선물시장에 자유롭게 참여하는 데에는 여전히 큰 제약요인으로 작용해 추가로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더구나 오는 7일 주가지수옵션시장이 개설되면 옵션과 결합한 다양한 형태의 포지션설정이 이뤄지게 될 것이므로 기존의 투자한도는 반드시 확대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따라서 이번에 주가지수옵션시장 개설을 앞두고 정부가 취한 외국인 투자한도의 대폭적인 확대는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로 보인다. 국내주식에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효과적인 리스크 헤지수단을 제한없이 이용할 수 있게 해줌으로써 외국인의 국내주식투자를 더욱 촉진시키고 증권시장에 선물·옵션시장의 유동성을 높여 주식시장의 거래도 더욱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조치는 대내적으로는 정부의 파생상품시장 발전을 위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대외적으로는 우리 정부의 개방적인 경제정책 자세와 적극적인 개방화 의지를 널리 천명하는 기회가 됐다고 본다. 일부에서는 작년 12월12일 주가지수선물거래와 관련한 외국인의 주식대량매도로 주가가 급락했던 점을 예로 들어 선물투자한도를 대폭 확대함으로써 유사한 사태가 재발할 소지가 커지지 않겠는가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12일의 경우는 주식시장이 극히 침체돼 소량으로도 주가가 쉽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특수한 상황이었고 국내 투자자들이 차익거래와 같은 특수한 거래기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미리 대처하지 못한데 기인한 것이었다. 그후 증권거래소는 주식과 선물을 연계한 모든 거래가 투명하게 공시되도록 제도를 개선함으로써 투자자가 사전에 충분히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선진시장 도약계기 이제 국내투자자들도 선물시장에 대한 경험이 축적돼 대처능력을 갖게됨으로써 유사한 사태가 발생할 소지는 없으리라고 본다. 최근 거래가 종료된 주가지수선물 97년 6월물과 연계된 주식거래량이 작년 12월12일 사태시의 물량보다 훨씬 많았음에도 불구, 아무런 충격도 없었다. 아무쪼록 이번의 조치가 주가지수선물시장의 발전을 보다 촉진하고 오는 7일 개설되는 주가지수옵션시장도 빠른 시일내에 정착되는데 일조해 우리 증권시장이 선진시장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관련기사



남영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