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백화점 선불상품권 '得보다 失'

발행액 6,000억중 절반 사채시장 유입대형 백화점들이 선불상품권(일명 P.P카드)으로 인해 잔뜩 골머리를 썩고 있다. 상품권 시장 호황을 타고 선불상품권 판매액은 크게 늘어났지만 사채시장의 할인물량이 갈수록 불어나는데다 제작비용도 많이 들어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백화점은 P.P카드 발행을 아예 중단하는 등 부작용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한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백화점 상품권시장이 급팽창하면서 선불상품권 매출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P.P카드란 전화카드처럼 일정액을 적립한 후 차감해서 쓰는 것으로 종이 상품권과 달리 신용카드로 구매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롯데의 경우 올들어 지난달까지 모두 7,974억원의 상품권을 발행했는데 이중 절반 가량인 3,697억원을 P.P카드로 팔았다. 종이 상품권 매출은 지난해보다 10% 증가에 그친 데 반해 P.P카드는 62%이상 급증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신세계는 전체 상품권 발행액 4,507억원 가운데 P.P카드가 31%를 차지하고 있으며 현대는 전체 상품권 매출의 10%인 869억원의 P.P카드를 발행했다. 문제는 이들 P.P카드가 신용카드로 구매할 수 있어 사채시장으로 대거 빠져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10%정도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면서 종이 상품권의 할인율을 크게 웃돌고 있으며 상품권 회수기간도 훨씬 짧은 편이라 백화점의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주범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P.P카드의 발행물량 중 최소한 절반 이상이 사채시장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더욱이 P.P카드는 발행비용이 800원정도로 금액상품권(300원)에 비해 세배수준이나 비싼데다 별도의 카드 판독기까지 갖춰야 하기 때문에 유지비용도 훨씬 많이 들기 마련이다. 백화점들은 이 때문에 고객 1인당 구매한도를 70~100만원으로 책정해놓고 있지만 매출 경쟁에 시달린 나머지 일선현장에선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미도파는 최근 비용 부담과 고객 편리 등을 이유로 P.P카드 발행을 아예 중단해 버렸다. 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P.P 상품권이 백화점의 매출 증대엔 크게 기여하고 있지만 많이 팔수록 오히려 손해를 보는 상황까지 빚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정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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