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된 신작들은 사람의 두상과 도자기 등의 형태에 배지(미생물을 배양하는데 쓰이는 영양물)를 입혀 인위적으로 곰팡이를 키운 다음 그 모습을 찍은 사진이다. 사체(死體)를 부패시킨 자리에 또 다른 생명체인 곰팡이라는 미생물이 번식했다는 점을 통해 생과 사의 공존상태를 보여준다. 곰팡이에게 잠식당해 형태는 변형됐음에도 표정이나 원래의 윤곽이 살아있는 점, 보송보송한 털처럼 생생한 곰팡이의 모습 등은 관람객에게 두려움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느끼게 만든다.
다소 불편함을 자아낼 수 있는 작품이지만 삶과 죽음의 역설적 이중성, 사진의 존재론적 본성에 접근하게 한다. (02)738-77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