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애경 2080, `국민 구강건강 캠페인' 전개

지난 5일 유니베라 성수동 본사에서 만난 이병훈 유니베라 사장은 알로에에 평생을 바친 사람이다.

선친 이연호 회장이 알로에의 불모지인 한국에 알로에를 처음 소개했다면 2세인 이병훈 대표이사는 서양의 '인삼'인 알로에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증명해 한국을 알로에의 종주국으로 만든 장본인이다.


선인장이 아닌 백합과인 알로에는 아프리카 및 적도 지방에서 나는 식물로 알로에에 대한 연구 자료는 미국이나 유럽 등이 아닌 한국, 그것도 유니베라가 가장 방대한 연구 자료와 특허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37년째를 맞은 유니베라는 전세계 알로에 원료 시장에서 업계 최대인 45% 이상을 공급하고 있다. 현재 400개 이상의 관련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이 회사의 미션은 '자연의 혜택을 인류에게'. 이 대표는 "알로에를 재배, 연구, 생산, 마케팅 모두를 하는 기업은 유니베라가 전세계 유일하다"면서 "사업구조가 수직계열화 돼 있어 원가 경쟁력을 갖고 품질을 높이는 데만 매달릴 수 있는 구조"라고 밝혔다.

유니베라는 이르면 올 하반기 말레이시아 진출을 시작으로 향후 싱가폴, 베트남 등 방문판매가 이미 활성화 돼 있는 동남아시아로 시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10년 안에는 '허벌라이프' 같은 글로벌 건강기능식품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그는 "2018년 경 10여 개국에 진출해 해외 사업 매출이 7,000억~8,000억원 대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가 선친에 이어 평생을 바쳐가면서 인류에게 혜택을 널리 보급하고 싶어하는 알로에의 효능은 무엇일까.

유니베라는 지난 20년간 프로젝트를 통해 알로에에서 상처치유촉진 보유 물질과 면역증강, 항스트레스, 항암 효능, 당대사 조절기능, 인지능 개선 등이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 대표는 "아버지의 임상 실험이 입소문에 의한 비과학적인 것이었다면 아들인 나는 알로에의 면역 기능을 과학적으로 밝혀냈다"고 말했다.

유니베라는 지난 4월 37년간의 알로에 연구를 집대성한 신제품 '알로엑스골드 맥스피'를 내놓았다. 현재 유통 중인 알로에 건강기능식품들이 100~200mg의 다당체(면역 증강 물질)를 함유하고 있는 반면 알로엑스골드 맥스피는 다당체 함유량이 300mg(1일 섭취량 기준)에 달해 우리 몸의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선친 이연호 회장이 알로에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97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동양비철금속회사를 운영하고 있던 고 이 회장은 중증 간경화로 사형 선고를 받고 알로에 생초를 먹고 2년 만에 완치하면서 알로에에 인생을 걸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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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공장 옆에 500평 땅에 알로에 비닐하우스를 세우고 하루 하나씩 알로에 생초를 먹기 시작했어요. 씻은 듯 쾌유되자 아버지는 알로에를 심어 10년간 수 천명에게 무료로 나줘 주고 피드백을 받았지요. 알로에가 번식력이 좋아 취미로 시작했던 비닐하우스는 나중에 8,000평 규모로 커졌고 사업화하라는 주변의 권유로 알로에 맥스피의 전신인 마시는 알로에 건강식품 국내 1호인 '알로엑스'를 출시하게 된 것이 유니베라의 전신인 남양알로에의 시작이었습니다."

알로에 덕분에 현대 의학이 고개를 저었던 선친의 병이 나았고 주변 이웃들도 알로에에 열광을 하게 됐지만 정작 기적을 목도한 이 대표는 알로에의 효능에 반신반의했다. 사회학도 였던 그는 "사회 과학을 하는 나로서는 믿지 못했었다. 과학적으로 증명되어야 했다. 그래서 나는 알로에를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일을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미국 위스콘신에서 사회학을 전공할 당시 이 대표는 미국 알로에의 원료를 사서 한국 유니베라 본사에 공급하는 '알로콥'이라는 회사를 1989년 창업했다. 원료가 부족해 미국에서 사서 보내는 과정에서 이 대표는 위스콘신 대학에서 생화학을 전공하던 친구들과 함께 알로에 진품과 가품을 가리는 연구부터 시작했다. 비과학적인 임상 데이터를 관찰해 오던 선친과 달리 과학적으로 검증해야 미래 주요 소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그는 1989년 미국 교수들을 중심으로 미국에서 알로에 연구재단을 만들었고 교수의 꿈을 접고 알로에 사업에 본격 뛰어 들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세계 곳곳에 알로에 농장을 세우며 글로벌 기업으로의 보폭을 넓혀 나갔다. 유니베라는 이로써 650만평 규모의 러시아 연해주 천연식물 재배 농장을 비롯해 멕시코 탐피코(233만평), 중국 하이난섬(70만평), 미국 텍사스(80만평) 등 4개국에 총 1.033만평의 천연물 농장을 세웠다.

얼마 전에는 말 그대로 불모지였던 척박한 악마의 땅 멕시코 탐피코 농장을 1991년 이래 22년 동안 '천사의 농장'으로 바꿨다고 해서 국내에서 유니세프와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아동친화경영 우수 사례로 꼽혔다. 유니베라는 현지인을 고용해 일자리를 줬고, 현지 많은 회사들이 무시하던 최저임금을 보장했다. 노동자 가족들의 생활을 지켜주기 위해 쌀 등 먹을 것도 제공하는가 하면 1년 이상 근무한 직원 자녀를 위해 대학 학비지원제도도 만들었다. 그 결과 현지 직원 254명(지난해 말 기준)의 가족과 그 자녀들에게 유니베라는 행복한 일터가 되었다.

이 대표는 "멕시코에서 최근 몇 년간 마약 전쟁으로 치안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유니베라는 3~4년간 그 어떤 공격도 받지 않았다"면서 "유니베라를 흔들면 지역 사회가 무너지는 것을 주민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 같다"고 귀띔했다.

자기 배를 불리기 위해 경영활동을 하는 재벌들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조직과 사업주 개인의 소명이 일치하기란 쉽지 않은 현실이다.

"사업을 통해 역사 속에서 제가 가야 할 길을 깨닫습니다. 우리 모두는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에 무언가를 보태서 후대에 물려줄 의무와 책임이 있습니다. 제게도 운명적으로 주어진 숙제가 있을 거에요. 그 동안 기업이 이윤 추구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 안 가리는 게 묵인이 돼 왔는데 관행적 부정을 거부하고 건전한 수단만 채택하는 기업이 더 길고 더 단단하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습니다."

인터뷰가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한 쪽 벽을 가득 메운 40여 개의 흑백 사진 액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모두 이 대표가 찍은 것이라고 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사진반 활동을 해 왔던 그는 대학 때 사진 아르바이트도 하고 대회 나가서 여러 차례 입상한 경력도 있는 '겸손한' 베테랑 사진 작가였다. 사진은 이 대표에게 유일한 표현의 방법이었다. 사진으로 우정과 사랑을 표현했고, 경영자로서의 고독한 결정 뒤의 스트레스를 걸러내는 유일한 여과지였다.

"전 존 레논의 광팬입니다. 그의 노래 중 '이매진(imagine)'을 특히 좋아하는데 시 같은 그 가사에 맞는 사진들을 최근 5년 간 찍어왔는데 고작 12~13장 건졌을 뿐이에요. 예를 들어 뉴욕에서 노부부가 손을 잡고 걸어가는 뒷모습에서 사랑을, 거리 시위하는 것에서 평화를 담았죠."

이 대표의 사진 속에 자주 등장하는 소재는 가족, 특히 2남1녀인 세 아이들이다. 아버지로서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자연과의 친화력을 높여주는 것이라고 말한 그는 주말의 70%는 40년간 선친부터 가꿔 오고 있는 15만평의 청강수목원을 찾아 자연을 배우게 하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내가 부모로서 할 수 있는 것은 자연과 가깝게 해주는 것"이라며 "알로에가 인류에게 건강이라는 큰 선물을 주고 있는 것처럼 자연은 아이들에게 체력과 상상력, 창의력, 호기심, 관찰력, 담력 등을 준다. 우리 아이들이 자연의 헤택을 받고 자라 이를 후대에 물려주는 것이 가장 큰 바램"이라고 말했다./글 심희정기자 사진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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