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금융 트렌드] "가계부 쓰면 충동소비 줄일 수 있어요"

[전세대출금 등 갑작스런 빚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하나]<br>"지출 줄이기 최우선…"<br>한달 예산 미리 정해 매일 체크 생활비 줄여 저축 목돈 만들어야<br>온라인·스마트폰 가계부 활용하면 카드 지출 내용 등도 실시간 파악





'전세대란'으로 전세대출금이 가계 부채의 중심축으로 등장했다. 실제 지난해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무주택 서민들에게 제공한 전세자금 보증액은 5조7,668억원으로 지난 2004년 공사 출범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무려 23%나 증가한 것이며 금액으로는 1조911억원이 늘었다. 전세자금보증 이용자도 지난해 22만3,952명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4인 가구를 기준으로 한다면 100만명이 넘는 가계에 뜻하지 않은 빚이 생긴 것이다. 초기에는 이자만 내면 되지만 거치기간이 지나면 원금까지 상환해야 하는 만큼 가계에는 큰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다. 갑작스레 생긴 가계부채를 어떻게 해결해나가면 좋을까. ◇가정경제 한눈에 파악하자= 재테크 전문가들은 갑작스런 부채가 생겼을 경우 우선 지출을 줄일 것을 추천한다. 또 적은 금액이라도 저축을 통해 목돈을 만들어 부채를 점진적으로 줄이길 권한다. 지출을 줄여 만든 여유자금을 강제성이 있는 저축에 넣음으로써 충동 소비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가계부는 여러 모로 도움이 된다. 우선 가계부를 통해 개인이나 가정의 경제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수입과 지출의 균형이 어떻게 이뤄지는 지, 어떤 소비항목을 줄여야 할 지를 알 수 있어 현명한 소비를 할 수 있는 지침서가 된다. 물가 변화를 기록하면서 경제감각도 기를 수 있다. 파 한 단의 가격을 기준으로 물가변동을 체크해 볼 수도 있고, 재래시장과 할인점의 가격비교도 할 수 있다. 또 물가에 민감해지기 때문에 할인점 행사내용을 보다 꼼꼼히 보게 되고, 평소에 관심이 없었던 신용카드 할인 및 포인트 사용법 등에도 관심을 갖게 된다. 온라인 가계부를 사용하면 커뮤니티 활동의 재미도 느낄 수 있다. 다른 집 살림살이를 보면서 자신의 집에 적용해보기도 하고, 다양한 정보공유를 통해 소셜네트워크도 확대할 수 있는 것이다. ◇가계부채 도우미 가계부= 강북구 미아동의 전업주부 이모(36)씨. 그는 새해 첫날부터 온라인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다. 지난달 전세 계약을 연장하면서 4,000만원을 대출 받아 매달 20만원 가량의 이자를 내야 하기 때문. 가뜩이나 팍팍하게 생활비를 운영해 왔는데 이자부담마저 생겨 이대로는 가계를 유지하기 힘들 정도다. 3년 거치기간이 있지만 미리 조금씩이라도 저축을 해 놓지 않으면 나중에 대출금을 갚는 것도 힘들 것 같아 걱정이다. 그는 "한달 예산을 미리 정해놓고 가계부를 쓰면서 매일매일 체크해보고 있다"며 "지출항목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지출금액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생활비 절감에 확실히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록 첫 달이지만 약간의 생활비가 남아 추가로 저축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생활비를 주로 신용카드로 쓰는 경기도 일산의 박모(33) 주부는 온라인 가계부 예찬론자다. 온라인 가계부는 한 달 예산에서 신용카드로 사용한 금액이 얼마인지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기 때문에 마치 현금을 쓰듯 지출관리를 할 수 있다. 또 한달 예산 중 얼마를 아꼈는지를 자동으로 계산할 수 있고, 외식ㆍ쇼핑ㆍ주유 등 소비유형별로도 집계가 가능해 자신의 소피패턴을 파악해 개선할 수도 있다. 또 반복설정 기능을 활용해 할부금이나 자동이체 등 예정된 지출도 미리 설정해 놓을 수 있어 편리하다. 박 씨는 "부모님이 종이 가계부를 쓰시는 걸 보고 성장했는데 이제는 온라인 가계부가 있어 훨씬 편리하다"며 "신용카드를 주로 쓰기 때문에 지출규모를 가늠하기가 어려웠는데 가계부를 쓰기 시작한 이후에는 실시간으로 관리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온라인ㆍ스마트폰 가계부 인기=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사람이라면 종이 가계부를 쓰는 것도 괜찮다. 종이 가계부는 여성잡지 부록으로 나오는 것을 미리 챙겨두면 좋다. 젊은 주부들은 종이가계부 보다 온라인 가계부를 선호한다. 가장 대표적인 가계부는 '모네타 미니가계부'로 회원수가 150만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다. 특히 서로의 가계부를 공개해 매달 살펴보면서 의견을 나누는 커뮤니티 '미가파티'코너가 특징이다. 네이버, 다음 가계부 등 포털 사이트들도 가계부를 제공한다. 각기 다른 금융기관의 자료를 가져와 가계부 포맷에 맞출 수 있는 편의기능을 지원한다. 또 주간, 월간으로 본인의 가계부 상황을 분석한 다양한 보고서를 볼 수 있다. 예산에 맞게 제대로 수입과 지출 등이 이뤄지고 자산상황은 어떤지 그래프 등을 살피며 합리적인 소비활동을 하도록 돕는다. 국민은행, 하나은행 등 은행들도 해당 계좌와 연동해 인터넷 가계부서비스를 제공한다. 각종 통계작업도 자동으로 해주기 때문에 가계 상황을 다각도로 살펴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해서도 가계부를 작성할 수 있다. '편한 가계부Pro', 'ez포켓 가계부', '에그머니'등이 대표적이다. 신용카드 사용내역이 신용카드로 전달되게 해 놓으면 결제 내역을 곧바로 기록할 수 있다. 휴대폰은 항상 휴대하기 때문에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작성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수입과 지출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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