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기업 새문화] (5) '친정'과 손잡아요인터넷 경매업체인 이쎄일의 황병돈 사장은 지난달 초 데이콤을 찾았다.
데이콤은 황사장이 10년넘게 근무한 친정. 황사장이 이날 데이콤을 찾은 것은 사업때문이다. 이쎄일과 데이콤은 경매 분야에서 제휴를 맺었다.
한솥밥을 먹던 황 사장과 이운용 천리안사업본부장은 반갑게 악수를 나누며 서로 협력을 다짐했다.
닷컴기업들 사이에서 「친정과 손잡기」가 한창이다. 친정은 주로 대기업. 대기업 입장에서 보면 「퇴직자 끌어안기」다. 퇴직자는 더이상 배신자가 아니다. 대기업들은 『퇴직자가 많을수록 협력할 사람이 더 많아지는 것 아니냐』고 반문할 정도다. 이런 경향은 썰물처럼 직원들이 빠져나갔던 대기업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최근 「온-오프제휴」가 활발해지면서 친정기업와 퇴직자간의 제휴도 늘고 있다. 친정회사와 퇴직자의 제휴는 유리한게 많다.
서로 믿을 수 있는데다 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협력도 쉽다. 퇴직자들은 친정의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퇴직자들이 남긴 빈 자리로 썰렁했던 회사 분위기도 달라진다. 닷컴들도 마찬가지. 인터넷으로 광고를 보면 휴대폰 요금을 깎아준다는 조이링크. 이 회사는 60여명의 직원 가운데 3분의 1이 이동통신 회사 출신이다. 사업상 이동전화 회사 직원들과 만날 일이 많은데 이미 알고 지내는 사람들이 많아 일이 수월하다는게 이 회사 직원들의 말이다.
이제 대기업들은 「한번 직원은 영원한 동지」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LG-EDS시스템은 사보를 퇴직자들에게도 보내 연락을 끊지않고 있다. 퇴직자는 다시 받아들이지 않는 방침을 없앤지도 오래. 최태원 SK㈜회장은 『퇴직자가 컴백하는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희 삼성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씨가 대주주인 E삼성은 삼성그룹의 퇴직자들을 적극 끌어 모으고 있다.
일본의 소니는 직원들의 회사 근무 년수를 「과거 경험」까지 통합해 관리한다. 서너번씩 퇴직, 재입사를 반복한 직원들이 많기 때문이다. 회사도 직원들의 퇴직과 재입사에 어떤 불이익도 없다.
『퇴직자는 졸업생과 같다. 떠나고 싶을 때는 떠나고 필요하면 다시 만나 협력하면 된다는 사고를 가져야 한다.』 닷컴맨들의 말이다.
김상연기자DREAM@SED.CO.KR
입력시간 2000/07/18 17:26
◀ 이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