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을 맞은 인천·경기지역산업단지 입주업체 직원들은 원자재가 인상, 납품 단가 인하 등으로 회사 채산성이 악화되는 바람에 작년만 해도 받았던 상여금을 올해에는 ‘날린’ 경우가 적지 않다.
경기 반월공단에서 전기차단기 및 개폐기를 생산하는 B사의 공장장은 “배전반이 단체수의 계약 대상에서 제외돼 고객사(배전반업체)들 간에 가격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납품단가를 계속 인하, 우리 같은 납품업체들은 코피가 터질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 와중에 원자재 가격이 1년 전보다 30% 정도 올라 채산성이 크게 악화됐다”며 “추석 기분이 전혀 안난다”고 말했다.
경기 시화공단에서 TV 브라운관용 유리에 들어가는 산화납(리사지), PVC 안정제 등을 생산하는 D사의 한 임원은 “환율불안과 고유가 등으로 영업상황이 좋지 않아 지난해 지급했던 상여금 50%도 이번 추석에는 어려울 것 같다”며“또 예년에는 추석 연휴를 전후해 직원들 사기진작을 위해 하루 정도 더 쉬었지만 올해에는 그냥 사흘만 쉬기로 다”고 힘없이 말했다.
그는 아울러 “화학·기계 등 일반 제조업체가 많은 시화공단 내 대부분의 업체가 우리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전
했다.
인천 남동공단에서 인서트 몰딩, 코일 와인딩 등을생산하는 D사관계자는 “원자재가격은 오르는데 납품단가는 안 올라 채산성이 나빠졌고 매출목표 달성도 어려울 것 같다”며 “그나마 추석 정기 상여금(기본급의 100%)을 탈 수 있어 다행”이라고 시무룩해 했다.
실제로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인천 남동공단의 경우 조사대상 업체의 46%가추석 연휴인 사흘 동안, 44%는나흘간, 10%는 닷새 이상 쉬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정 연휴기간(사흘)보다 더 쉬는 업체가 54%로 지난해(34%)보다 크게 늘어난것. 이는 일거리 부족 등 경영상 어려움이 주 요인이다.
추석 상여금 미지급업체(18.5%)는지난해 보다 1%포인트 늘어난 반면 100% 이상 지급업체(28.5%)는 9% 포인트 가량 감소, 전체적으로 ‘추석 보너스 봉투’가 크게 가벼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산단공 관계자는이에 대해 “올해 추석 연휴기간이 지난 해보다 하루 짧고, 경기가 좋지 않다는 반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