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공모주 시장 '된서리'

풋백옵션 폐지후 경쟁률·청약증거금 절반 이하로


하반기 공모주 시장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최근 풋백옵션 제도 폐지 이후 공모 경쟁률과 청약 증거금이 이전의 절반 아래로 줄어드는 등 투자자들의 공모주 시장에 대한 관심이 뚝 떨어졌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이후 공모를 진행한 16개 기업들을 조사한 결과, 평균 공모 경쟁률은 308대 1, 청약 증거금은 4,339억원으로 나타났다. 올 1월부터 7월까지 공모를 진행한 30개 기업의 경우 평균 경쟁률과 증거금이 각각 620대 1과 9,541억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투자 관심도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 셈이다. 이는 금융당국이 증권사의 자율성 증대를 통한 공모시장 선진화를 위해 청약증거금 대출제도를 없애고 7월말부터 풋백옵션을 폐지한 영향이 크다. 풋백옵션은 공모주 상장 후 한 달이 지나 주가가 10% 넘게 빠졌을 경우 주간 증권사가 공모주를 되사주는 것을 말한다. 올 상반기만 해도 보통 수 백대 일에 달했던 공모 경쟁률은 9월 이후 수십대 1로 크게 줄었다. 특히 지난 1일과 2일 공모를 진행한 성우전자는 경쟁률이 4.53대 1에 그치고 청약 증거금도 고작 63억원에 불과해 공모주 청약 사상 최악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따라서 과거 ‘무위험 고수익’으로 인식되면서 치열한 공모 경쟁을 벌이던 분위기는 그야말로 ‘옛말’이 되고 있다. 더구나 상장 이후에도 새내기주들 대부분이 높은 공모가 탓에 하락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투자자로부터 더욱 외면을 받고 있다. 지난 1일 코스닥 1,000호기업으로 화려하게 입성한 미래나노텍ㆍ네오티스ㆍ상보ㆍ아이에스시테크놀러지도 상장 후 연일 급락하며 주가가 30% 가량 빠진 상태다. 이는 공모시장 선진화 방안 이후 증권사들이 상장 수수료를 높게 받기 위해 공모가를 높게 책정하는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모시장에서 증권사의 자율성 증대를 위해 시작한 선진화 방안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며 “‘고위험 저수익’으로 전락하고 있는 공모시장을 다시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 심지어 풋백옵션을 다시 부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증권사들이 해당 공모주의 경우 상장 이후 수익률 등을 의무적으로 공시하는 등 현실적인 방안 도입과 같은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앞으로 공모주에 대해 예전과 달리 꼼꼼히 따져보면서 공모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증권사들도 무조건 높은 공모가를 책정하기 보다는 보다 기업가치에 맞도록 적정한 선에서 재조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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