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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금융 "영세상인 찾아 방방곡곡 누벼요"
입력2011.06.13 17:15:36
수정
2011.06.13 17:15:36
승합차 간이상담소 운영… 365일 릴레이 출장<br>금융사 방문 어려운 상인들 대상 대출 서비스
| 미소금융재단의 은평지점 대표(가운데)와 자원봉사자(왼쪽)가 13일 서울 공덕시장에 설치된 이동식 대출상담지점에서 서민 대출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민병권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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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저희 식당 문을 열면 (연간) 70~80%의 고리로 돈 빌려 준다는 일수업자들의 대출 전단지가 문 앞에 십수장씩 붙고는 했죠. 가끔 은행 직원들이 돈 쓸일 없느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서민) 금융기관이 시장골목까지 찾아와 저리로 친절하게 대출 상담소까지 차린 것은 처음 봅니다."(서울 마포구 공덕시장 상인 정모씨ㆍ58)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역 인근 재래시장인 공덕시장 골목. 9인승짜리 승합차가 한 대가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들어섰다. 차량 옆에 뚝딱하고 간이식 천막이 하나 세워지더니 '찾아가는 미소금융'이라는 간판이 나란히 선다.
미소금융중앙재단의 출장식 간이상담소 1호. 이 상담소는 벽지의 주민이나 생업에 쫓겨 금융기관 방문이 어려운 영세상인들을 찾아 방방곡곡을 누비게 된다. 방문 고객들은 짧으면 5분 내 대출 신청가능 여부를 조회할 수 있다.
사실 미소재단은 지난해 이동식 상설상담소를 시험적으로 꾸린 바 있다. 당시에는 승합차가 아니라 내부에 번듯하게 상담실 등을 쾌적하게 갖춘 대형 버스였다. 그런데 덩치가 크다 보니 비좁고 복잡한 시장골목이나 서민주거지역까지 진입하기 어려웠다. 미소재단은 임대했던 버스를 한층 작은 소형 승합차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상담소도 간이식 천막으로 대체됐다. 설비를 잘 갖춘 버스에 비하면 허름해졌다.
미소금융사업 수행을 위해 중요한 것은 체면이나 모양새가 아니라 서민 곁으로 보다 다가가는 것이라는 점에서 '참 잘한 선택'이라는 게 주변의 반응이다.
상담 시간은 매일 오전10시부터 오후5시까지이지만 오후4~5시 이후에나 파장하는 시장상인들의 특성상 초과근무도 각오해야 했다.
이행복 미소금융 사업자지원부장은 "어려움 속에도 밝게 웃고 돌아가는 고객들의 표정들을 보면 뿌듯해진다"고 말한다.
미소재단은 이날 서울과 부산에서 동시에 간이상담소를 세웠다. 이들 상담소는 각각 충청 이북지역과 이남지역으로 나누어 릴레이 출장에 나선다. 365일 출장 강행군이 가능한 것은 학생ㆍ금융ㆍ법률ㆍ경영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미소금융 자원봉사자 1,600여명이 곳곳에서 자원하고 나선 덕분이다.
공덕시장 상담소에 자원봉사자로 나선 예비직장인 황세권(29)씨는 "대학원에서 재무설계 공부를 하며 서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에 미소금융을 알게 돼 봉사단에 가입했다"며 "앞으로도 언제든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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