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일본인들은 유로화 사재기 열풍

유럽의 재정위기 확산 이후 불안하게 출렁이는 유로화를 사들이는 일본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투자를 위한 외환증거금(FX)거래는 물론, 여름철 휴가를 앞두고 유로화를 사 두려는 개인들의 수요 때문에 외화를 취급하는 일부 ‘금권숍’(상품권 판매점)에서는 유로화 지폐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는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유로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지난 13일 환전업무를 취급하는 도쿄의 일부 금권숍에서는 유로화 지폐가 바닥나는 사태가 줄을 이었다고 14일 보도했다. 금권숍이란 항공표나 공연티켓, 상품권을 비롯해 각종 티켓 등을 할인가격에 파는 소규모 유통 매장으로, 환전 업무를 다룰 경우 시중 은행보다 1~2엔 정도 낮은 환전 수수료를 적용한다. 신문은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자 여름철 유럽으로 휴가를 떠나려는 개인들이 미리 환전에 나서고 있으며, 몰리는 수요 때문에 일부 금권숍에서는 재고 부족으로 환전 수요를 미처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명 ‘미세스 와타나베’로 불리는 일본 개인 외환투자자들도 유로화가 폭락할 때를 기다려 사 모으기에 바쁘다. 실제 엔화대비 유로화가 급락한 지난 12일 FX거래에서는 엔화를 팔고 유로화는 사들이는 개인투자자들이 눈에 띄게 늘면서 유로매수ㆍ엔화매도 거래의 미결제잔액이 지난 1월 이래 약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재정위기가 이탈리아 등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면서 유로화가 폭락하자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앞으로 유로화가 반등할 때를 노려 저가매수에 나서는 역발상 투자가 기승을 부린 것이다. 오카산증권의 다케베 리키야 투자전략부장은 원전을 둘러싼 정치권의 혼선과 경제 둔화 등 일본 국내상황을 감안할 때 “개인투자자들이 엔화를 팔고 외화로 옮겨가는 움직임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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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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