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나는 증권인이다


최근 방송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의 열풍이 대단하다.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도 각양각색이다. 최선을 다하는 열창, 객관적인 평가와 순위, 그리고 결과를 성숙하게 받아들이는 가수들의 모습 등 사람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요소가 많다. 필자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노래 경연을 준비하는 가수들의 생각과 노력이다. 같은 노래를 어떻게 편집해서 다른 색깔로 들려 줄 것인지, 노래에 어떤 스토리를 입힐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가수들의 모습에서 '우리 인생도 노력에 따라 다르게 진행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 이렇게 들어줬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한 노래를 들을 때면 감동이 밀려온다. 이와 같은 생각으로 열심히 살아온 인생 또한 그 색깔이 정말 아름다울 것이다. 이번에는 '나는 가수다'를 우리 증권업에 근무하는 사람들의 인생 얘기로 풀어보려고 한다. 전날 아침에도 신입사원들에게 증권인의 인생 얘기를 했다. 꿈을 가진 사람들이 되라고. '나는 가수다'의 가수들처럼 우리 금융산업의 핵심인 자본시장에서 본인들만의 스토리를 만들라고 했다. 자본시장이 매력적인 이유는 전설적인 성공 스토리와 비애적인 실패가 공존하기 때문일 것이다. 어느 사업도 이처럼 실패와 성공을 빨리 가르는 것이 없다. 성공과 실패에 대한 보상 역시 빠르고 그 규모도 천문학적이다. 요새 유행하는 헤지펀드 분야 사람들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들로부터 재야의 고수들까지 전설도 다양하다. 필자는 수억을 가지고 수백억의 부를 축적한 사람을 알고 있다. 필자의 결재 라인에 올라오는 것 가운데 현금 자산이 수천억대에 달하면서도 알려지지 않은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증권업은 금광을 캐는 것과 같이 성과만큼이나 그 위험도 크다. 증권산업은 변동성을 다루는 비즈니스다. 주식 투자에 대한 위험도, 금리 변동에 대한 위험도, 글로벌 시장 변동에 대한 위험도 모두 우리 주식시장에 시시각각으로 반영된다. 따라서 새로운 투자 방법과 전략으로 움직이고 대응해야 한다. 변동성에 따라 발생하는 많은 위험은 대부분 증권인들의 삶 속에 녹아 든다. 사장의 삶 속에도, 직원들의 삶 속에도 어디에나 있다. 직원 인사평가 때 듣는 얘기는 때로는 감동적이고 때로는 슬프다. 사람마다 각자 그리는 삶의 스토리가 있겠지만 증권인들만큼 치열한 삶의 얘기를 찾기가 쉽지 않다. 하루, 한 시간, 일 초도 쉬지 않는 시장에서 삶의 성공과 실패를 매 순간 등에 지고 사는 증권인들은 각자 자신이 좋아하는 색깔로 자기 인생의 얘기를 찾아야 한다. '나는 가수다'에서 많은 위로를 얻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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