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中 위앤화 절상 힘겨루기 팽팽

美 "가능한 빨리 변동환율제로" 공세 강화<br>中 경제공작회의서 언급 안해 사실상 거부<br>환율보다 금리인상등으로 美예봉 피해갈듯

위앤화 평가절상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환율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주 말 세계환율 연례보고서를 통해 중국정부에 “가능한 한 빨리 변동환율제로 이행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하지만 중국은 5일 폐막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위앤화 평가절상 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아 미국의 요구를 사실상 거절했다. 이에 따라 환율문제를 둘러싼 양국간의 알력과 힘겨루기는 한층 더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재무부는 4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과의 극단적인 대립을 피하기 위해 환율 조작국이라는 오명을 씌우지는 않았지만 “부시 행정부는 전례 없는 강도로 중국정부를 압박하고 있으며 중국 지도자들에게 조속히 환율 신축성을 높일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0월 공개 예정이었던 이 보고서는 중국 금융당국의 환율정책을 옥죄기 위해 중국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앞두고 발표됐다. 하지만 중국은 5일 폐막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경제시스템 개혁과 시장개방 확대 등을 중점목표로 설정하면서도 위앤화 재평가 문제는 의도적으로 포함시키지 않아 줄기차게 변동환율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 미국의 요청을 사실상 거절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 통화가치 절상을 통한 경상적자 해결에 사활을 걸고 있는 미국과 금융시스템 불안을 이유로 변동환율제 도입을 피하려는 중국간의 ‘환율전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국내총생산(GDP)의 6%에 달하는 6,000억달러의 경상적자를 해결하지 않고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은 이를 위한 유일한 돌파구는 중국의 변동환율제 도입에 따른 아시아 통화의 평가절상에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중국은 올해 1,200억달러의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유럽연합(EU) 전체를 합한 것보다 규모가 큰 것으로 중국은 이미 세계 최대의 대미 무역흑자국으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달러표시 외화자산 역시 올해 상반기 470억달러를 사들여 전체 규모는 4,710억달러로 7,000억달러를 기록하고 있는 일본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미국은 위앤화가 정상가치보다 40%나 절하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변동환율제 도입을 끈질기게 압박해 왜곡된 교역조건을 정상화시키고 무역적자를 축소시켜나간다는 것이 미국의 기본 전략이다. 이에 대해 중국은 최대한 ‘지연 전략’으로 맞설 것으로 전망된다. 원자바오 총리와 리 루오구 인민은행 부총재가 미국의 압박이 강해질 때마다 “미국은 자국경제의 어려움을 다른 국가에 전가하지 말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것도 미국의 요구에 호락호락 응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약달러로 최대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이는 EU와 미국이 연합전선을 형성해 중국에 대한 변동환율제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중국은 환율제도를 건드리기보다는 경기과열 억제를 위해 금리인상과 시장개방, 금융시스템 개혁 등에 초점을 맞추며 미국의 예봉을 최대한 피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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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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