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단독·다가구 주택의 재평가] 상가형 주택·게스트하우스로 리모델링… 임대수익률 괜찮네

홍대 등 대표 상권 외곽지역… 유명 관광지 인근 단독주택<br>수익형 부동산으로 인기몰이… 월 1,000만원 수입 올리기도

상도동 상가형 주택.

서교동 게스트하우스.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단독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A씨는 최근 공인중개사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연면적 70㎡ 남짓 되는 1층과 지하층을 대수선(용도변경 및 리모델링 공사)해 상가로 바꾸면 월 250만~300만원의 임대료를 받을 수 있다는 것. 마침 공인중개사가 대수선 비용을 내고 점포 개업을 하겠다는 세입자도 소개시켜줬다. A씨는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1층 상가에서 보증금 3,000만원에 월250만원을 받는 임대차계약을 맺었다.

단독ㆍ다가구주택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재평가 되고 있다. 아파트 투자시대가 막을 내리고,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가구 중심의 조류가 거세지면서 노후화된 단독ㆍ다가구주택을 매입한 뒤 리모델링을 통해 수익형 부동산으로 뒤바꾸는 재테크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


최근에는 상가형 주택이나 게스트하우스로 변신하는 등 임대형 주택에만 국한돼 있던 전통적인 재테크의 틀을 깨는 사례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특히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과 같은 대형 상권 옆이나 유명 관광지 인근 단독주택들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진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2000년대 들어 노후 단독주택 건물을 사서 상가건물로 아예 신축하는 방식이 유행했다면 최근 들어서는 상권이 확대되는 지역의 외곽에서 적은 돈을 들여 부분만 리모델링해 임대수익률을 높이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 상권 외곽지역 상가 리모델링 '유행'=서울 홍익대학교 옆 상수동과 합정동, 연남동, 서교동 일대에는 단독주택이나 다가구 주택 1층과 지하층을 개조한 카페나 술집들이 최근 빼곡히 들어서고 있다.

마포구 합정동 M공인중개 관계자는 "홍대 기존 상권은 권리금이 너무 비싸다 보니 상권 외곽에 있는 단독주택 지하층 1~2층을 리모델링 해 가게를 차리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인근 중개업계에 따르면 홍대 인근 중심상업지 상가 60㎡ 규모 점포의 권리금만 5,000만~6,000만원인데 반해 외곽지역은 리모델링 비용까지 다 합해도 2,000만~2,5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기존 상권의 절반 수준에 개업이 가능한 탓에 집주인이 아닌 임차인이 직접 리모델링을 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월세가 중심지보다 60~70%가량 저렴한 것도 외곽 지역에서 상가주택이 유행처럼 번지는 이유중 하나다.


이처럼 상가 주택이 인기를 끌면서 상수ㆍ합정동 일대 단독주택의 몸값도 올랐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지면적이 90~120㎡의 단독주택 집값은 13억~16억원 정도로 시세가 형성돼 있다"며 "상가주택으로 리모델링이 가능한 집은 2년 사이 4억~5억 가량 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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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이태원이나 신사동 세로수길과 같은 고급 상권 외곽지역에서도 20억을 훌쩍 뛰어넘는 단독주택을 매입해 건물전체를 상가건물로 리모델링하려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잘나가는 게스트하우스…월 1,000만원도 벌어=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의 발걸음이 부쩍 늘면서 게스트하우스로 변신하는 노후 단독주택들도 늘고 있다.

서울 신길동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 중인 M씨는 1,500만원을 들여 3층짜리 다세대주택의 2~3층을 리모델링해 한 달에 300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M씨는 오래된 집인 데다 교통도 좋지 않아 월세를 놔도 100만원 이상 받지 못했었다"며 "청소하고 관광객들을 데리러 오가는 데 품이 들긴 하지만 생각보다 수입이 좋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들어 서울 시내에 노후 단독주택을 활용한 게스트하우스가 급격히 늘고 있다. 이미 8월말 기준 '외국인 관광객 도시민박업소'로 등록된 게스트하우스만 329곳에 달한다. 등록을 하지 않은 게스트하우스까지 합하면 1,000개가 넘을 거라는 게 시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울시 관광환경개선팀 관계자는 "도시민박업은 워낙 제도권 밖에서 성장해 온 산업인데다 외국인 관광객의 수요도 크게 늘고 있기 때문에 굳이 단속하지 않는다"며 "지난해부터 등록을 받기 시작한 것은 공식적인 지원을 하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게스트하우스가 급증하는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보통 객실 점유율이 50%만 되도 월세로 임대를 놓는 것보다 수익성이 좋다. 손님이 끊이지 않는 게스트 하우스는 월 1,000만원의 수입을 올리기도 한다.

더욱이 지난해 1,100만명 수준이었던 외국인 관광객도 2017년엔 1,960만명 정도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외국인 관광객 중 11.7%가 게스트하우스나 유스호스텔을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된 문화체육관광부의 2012년 실태조사를 감안하면 4년 후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할 외국인이 200만명을 넘어선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 게스트하우스 창업컨설팅업체의 관계자는 "아직 국내 게스트하우스 시장은 초기 단계라고 볼 수 있다"며 "더욱이 자기 소유주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투자 위험성이 낮아 부담 없이 창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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