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서울동시분양 신청일 단축] 청약자 "기회박탈" 반발

전용 25.7평이하 민영아파트 신청자격이 있는 300만원짜리 청약예금 통장을 가진 金모씨(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1순위자격을 가진 金씨는 지난 5일부터 시작된 서울지역 9차 동시분양을 통해 공급된 공덕동 삼성아파트 24평형에 신청했다.金씨는 그러나 이 아파트 당첨은 고사하고 추첨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이날 공급된 24평형 81가구가 모두 무주택 우선공급대상자(이하 무주택자)들 몫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이날 이 아파트에 신청한 사람은 868명. 이중 무주택자는 264명, 서울및 수도권 1순위자는 604명이었다. 문제는 전용 18평이하 아파트는 전체 물량이 무주택자에게 먼저 신청기회가 주어진 다음 물량이 남아야 1순위자에게 신청자격이 주어지는데도 같은 청약을 받는다는데 있다. 현행 주택공급규칙은 전용 18평이하는 100%, 18~25.7평은 50%이상을 의무적으로 무주택자에게 우선 배정토록 하고 있다. 즉 공덕동 삼성 24평형의 경우 이미 무주택자 수가 공급물량을 초과했기 때문에 1순위자는 아예 추첨대상조차 안되는 것. 결국 이 아파트에 신청한 604명의 1순위자들은 사실상 이번 동시청약에서는 통장을 써보지도 못한 셈이다. 또 같은 1순위자라도 서울과 수도권 거주자를 같은 날 청약을 받기 때문에 서울 1순위자에서 마감될 경우 수도권 거주자 역시 사실상 당첨기회가 사라진다. 주택은행이 청약일정을 이처럼 단축한 것은 지난해 8차 동시분양부터다. 당시 소형아파트 미분양이 잇따르자 청약접수기관인 주택은행측이 일정을 줄여달라는 업계 및 서울시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 하지만 최근 신규분양이 활기를 띠면서 이같은 일정 축소가 청약기회 박탈의 문제를 낳고 있다. 이번 동시청약에서만 1,339명의 1순위자들이 추첨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당첨확률 0%의 아파트에 신청했다. 또 수도권 1순위자들도 서울 1순위자에 밀려 643명이 공급물량이 없는 아파트에 「부질없이」 청약했다. 이같은 불이익을 당한 1순위자는 지금까지 무려 4,000여명에 달한다. 이들은 주택은행이 청약일정만 분리했으면 다른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도 있었던 사람들이다. 청약자들은 『주택은행의 잘못된 접수일정 때문에 공평한 경쟁의 기회조차 뺏기고 있다』며 『청약일정이 다소 길어지더라도 과거처럼 순위별로 신청일을 분리해야 할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주택은행 청약실측은 『청약일정 단축으로 일부 청약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서울시 및 업계와 청약일정 재조정 등에 대해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정두환기자DHCHUNG@SED.CO.KR

관련기사



정두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