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權공정위장 "재벌은 폐해 큰 특수한 형태"

국내 재벌체제 신랄 비판…"지주회사로 전환쉽게 제도 보완 검토"


출자총액제한제도 개선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권오승(사진) 공정거래위원장이 19일 국내 재벌 체제를 신랄하게 비판,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권 위원장은 이날 세종연구소 초청 강연에서 “우리나라 대규모 기업집단은 다른 나라의 기업집단과 비교해볼 때 폐해 가능성과 실제 폐해가 매우 큰 특수한 형태”라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재벌은 총수 일가의 사익추구 행위 등 지배구조 측면의 문제, 경제력 집중, 경쟁기반 저해 등의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며 “단순한 사적 기업 차원을 넘어서 공적 성격의 문제를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순환출자구조 자체에 대한 개선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총제 폐지는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권 위원장은 “철저한 경쟁법 집행과 지배구조 개선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대규모 기업집단 폐해의 근본 원인인 순환출자구조 자체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런 대안이 마련되기 전에 출총제를 폐지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또 “출총제가 폐지된다고 기업의 투자가 늘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기업집단체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면 지주사 전환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권 위원장은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집단 체제가 불가피하다고 본다면 지주회사체제가 최적의 모델은 아니지만 현재로서는 바람직한 모델”이라며 출총제 대안 마련과 더불어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공정위는 이날 ‘기업 내ㆍ외부견제시스템’이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지원센터에 의뢰해 실시한 기업 내ㆍ외부견제시스템을 평가한 결과 상장기업의 내부견제시스템은 100점 만점에 42.13점(662개사)으로 지난 2003년 평가 때의 38.39점(425개사)에 비해 4점밖에 개선되지 않았다. 내부견제시스템을 구성하는 항목별로 보면 ▦주주권리는 11.00점에서 11.80점으로 ▦이사회 운영은 7.84점에서 9.58점으로 ▦투명성은 10.52점에서 12.34점으로 각각 올랐으나 이사회 구성은 4.75점에서 2.90점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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