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남북 2차 고위급 접촉] 한발 물러선 北 … '이산상봉 - 한미훈련 별개' 원칙 받아들여

우리측 일관된 설득에 합의

행사 선발대 15명 오늘 방북

靑 NSC 열어 후속대책 논의

북측 수석대표인 원동연 통일전선부 부부장이 다시 재개된 남북 당국 간 고위급 접촉에 참석하기 위해 14일 오전 회담장소인 판문점 우리 측 평화의집으로 오기 위해 군사분계선을 넘고 있다.
/사진제공=통일부

남북은 14일 오전10시 판문점 우리 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고위급 접촉을 재개,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양측 수석대표는 지난 12일 접촉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 측에서는 김규현 청와대 국가안보실(NSC) 1차장이, 북측에서는 원동연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부장이 각각 수석대표를 맡았다.

이날 협상에서 양측은 직전 회동에서 큰 이견을 보인 이산가족 상봉행사와 한미연합 군사훈련 문제에 대한 합의점을 찾기 위해 의견을 조율했다. 북측은 이전 회동에서는 "한미 연합 군사 훈련 기간에 상봉행사는 개최할 수 없다는 것이 원칙적 입장"이라고 밝혔지만 이날은 한걸음 물러나 이산가족 상봉행사 개최라는 큰 틀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성과는 우리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 행사와 한미 연합 군사훈련 문제가 별개 사안이라는 방침을 강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의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와 한미 군사훈련 문제는 전혀 별개사안으로 연계될 수 없다는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며 "오늘 고위급 접촉 의제는 지난 접촉에서 의견이 좁혀지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논의를 이어나갔다"고 밝혔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오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산상봉이 무산돼 이산가족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며 "군사훈련 때문에 이산가족 상봉이 방해를 받거나 이산가족 상봉 때문에 훈련에 지장이 빚어지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청와대가 "군사훈련과 이산상봉 둘 다 양보할 수 없는 것인 만큼 두 사안 모두 관철할 것이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히며 대표단에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정해준 것 또한 이 같은 결과 도출을 가능하게 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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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남북 장관급 회담 개최와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문제 등도 논의돼 어느 정도 합의점을 도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담은 양측의 적극적 자세로 3시간여 만에 마무리되는 등 향후 남북관계 개선의 시발점이 됐다는 평가다. 남북은 이날 오전10시∼10시40분 전체회의, 오전11시30분∼11시40분 수석대표 접촉을 가진 뒤 오후 12시50분부터 1시15분까지 종료회의를 갖고 접촉을 마무리했다. 회담장 분위기도 이틀 전과 마찬가지로 화기애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고위급 접촉을 통한 남북 화해 무드 조성은 최근 북측이 보인 일련의 움직임에서도 예상됐다. 북한은 12일 파견한 대표단을 판문점에서 완전히 철수시키지 않은 채 다음날 전격적으로 우리 측에 접촉 재개를 제안하는 등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 북한이 이틀 전 고위급 접촉에서 군사 훈련 기간에 상봉행사를 개최할 수 없다면서도 이를 '원칙적 입장'이라고 언급한 것 또한 협상 전망을 밝게 했다. 북한 매체들도 지난 1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한 후 대남 비난은 줄이고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를 연일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정부는 오는 20일부터 엿새간 금강산에서 열릴 이산가족 상봉행사 준비를 위한 선발대를 15일 현지에 들여보내기로 했다.

통일부는 이날 "내일 이산가족 상봉행사 준비를 위한 선발대 15명이 방북할 예정"이라며 "선발대는 금강산 현지에서 남북한 최종 상봉 대상자 명단을 상호 교환하고 상봉행사 세부일정을 조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북은 지난 5일 적십자 실무접촉에서 상봉행사 개최 5일 전 현지에 선발대를 파견하기로 했다. 현재 금강산 지역에는 우리 측 인원 100여명이 머무르며 제설과 숙소 점검 등의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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