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DJ-YS 회동 이후 정국전망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의 9일 청와대 회동을 계기로 YS움직임이 한층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특히 지난 4·13총선에서 상대적으로 입지가 약화된 것으로 보여진 YS로서는 이번 회동으로 현실정치에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회동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측에서 두사람의 만남이 「신(新) 3金정치의 복원」으로 이어져 한나라당 포위전략으로 증폭될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물론 DJ도 이날 회동으로 YS와의 관계가 호전될 것으로 전망돼 제2당이지만 집권당으로서 한나라당과 우회하는 전략도 구사할 여유가 생겼다. 특히 그동안 YS가 DJ를 「독재자」라고 비난하는 등 두 사람의 관계가 단순한 단절 차원을 넘어 반목과 대립관계로 악화돼온 것과 달리 이날 회동후 양측이 모두 「만족」한다는 입장을 보인 점에 대해 주목할만한 기류변화의 징후로 받아들이는 견해가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DJ도 4·13 총선이후 여소야대의 양당구도 정착에 따라 국정운영의 부담을 덜기 위해 YS와의 관계개선을 원하고 있고, YS 또한 한나라당 이회창총재의 위상 강화를 견제하기 위해 DJ와의 관계를 재정립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점도 두사람을 서로 끌어당기는 주변요인이라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이날 회동은 두사람이 필요에 의해 만났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 양김(兩金)간의 완전한 관계회복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기는 아직 이르다. 먼저 원내과반수 확보에 실패한 DJ 입장에서는 한나라당을 우회적으로 자극할 수는 있지만 현실적으로 무리수를 던져가면서 자극할 이유나 여유가 없다는 점이다. 게다가 DJ가 YS를 「윈윈게임」의 일환으로 보고 있는 분위기가 강해 현실정치의 한 파트너로 보지 않고 있다는 개연성도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기에는 YS의 돌출행동으로 인해 부산·경남(PK)지역에서 예전의 영향력이 실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이같은 전망의 추론이 가능하다. YS도 아성인 PK지역의 반(反)DJ 감정을 극복할 수 없는 데다 DJ와 협력관계가 오히려 YS 자신의 입지만 축소될 가능성이 높아 적대관계가 완전히 회복됐다고는 볼수 없다는 시각이 강하다. 실제 상도동측이 공개한 이날 대화내용에 따르면 그동안 현정권을 「독재정권」이라고 비난해온 YS가 여러가지 정치현안에 대해 고강도 발언을 이어간 점은 YS의 앞으로 행보를 더 두고 봐야 한다는 분석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의 입지와 행보도 양김회동이후 정국의 중대한 변수로 작용될 전망이다. 실제 자민련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양김회동이 신3金시대의 복원까지는 이어지지 않더라도 최소한 자민련과 JP의 생존력을 높이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JP는 당이 사활을 걸고 있는 교섭단체 구성 문제가 매듭지어질때까지는 「DJP 회동」 등 본격적인 정치행보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따라서 DJ로서는 YS와의 제휴 분위기로 한나라당을 교란시키지는 않더라도 제2당이지만 정국운영에서 지금보다 여유를 찾을 가능성이 높고 YS으로서도 향후 자신의 정치적 운신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라도 DJ와의 관계를 적절하게 유지해 새로운 국면을 유도하려고 할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이렇게 되면 DJ측은 정국상황의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고 판단할 것이고 YS측도 자신의 입김이 한나라당과 이회창총재에게 먹혀들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양정록기자JRYANG@SED.CO.KR 입력시간 2000/05/1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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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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