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美 구제금융안 부결 쇼크] 예상못한 악재… 그나마 '선방'

5%대 급락후 구제금융 재상정 기대등으로 장후반 낙폭 줄여<br>전문가 "3분기 실적등 불안심리 여전… 변동성 장세 불가피"


미국의 구제금융 법안 부결이라는 예상하지 못한 악재가 뉴욕 증시를 강타한 여파로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출렁거렸다. 코스피지수는 오전 한때 6% 가까이 급락했으나 장 후반 들어 법안 통과에 대한 기대감과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 기관들의 윈도드레싱 효과 등이 겹치며 낙폭을 크게 줄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환율과 단기 자금 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다가 10월부터 시작되는 실적시즌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제금융법 재상정 기대감에 낙폭 축소=미국의 S&P지수와 나스닥지수가 8~9%대의 급락세를 보인 반면 코스피지수의 낙폭(-0.57%)이 작았던 이유는 법안통과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여전히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영일 한국투신운용 상무는 “구제금융이 경색된 금융시장에 안정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부결되자 미국에서는 신경질적인 반응이 나왔던 것 같다”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증시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은 수정안이 결국은 통과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상훈 SK증권 센터장은 “정부가 공매도 무기한 금지 및 환율 시장 개입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심리적으로 안정을 줬다”고 말했다. 또 3월 결산 법인과 자산운용사들의 분기 말 윈도드레싱 효과가 일시적으로 나타난 것도 장 막판 수급에 기여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불안심리는 여전=미국의 구제금융 법안 부결로 투자자들의 심리가 더욱 불안해진 상태에서 환율 및 기업들의 자금난과 같은 국내 변수도 만만치 않은 걱정거리다. 금융구제 법안이 통과, 시행된다 하더라도 신용경색이 일시적으로 해소될 수 있을 뿐 본격적인 경기 둔화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희운 유진투자증권 센터장은 “기업들의 펀더멘털이 나빠서가 아니라 신용경색 현상 때문에 회사채 금리가 급등하고 있다”며 “회사채가 계속 고금리를 유지할 경우 기업들의 펀더멘털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염려된다”고 지적했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센터장도 “지표금리는 떨어지는데 은행채와 회사채 금리가 오르고 있어 연말까지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익재 HI투자증권 센터장은 “구제금융이 시행되면 주가 낙폭을 일부 만회하는 베어마켓 랠리가 올 수 있다”며 “계속되는 악재인 신용경색과 경기둔화 중에서 신용경색이 해소된다 하더라도 경기둔화 문제는 남는다”고 판단했다. ◇당분간 변동성 장세=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연내 코스피지수는 1,500~1,600선이 다수 의견이었다. 양정원 삼성투진 주식운용본부장은 “연말까지 코스피지수가 낙폭을 일부 회복할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추세적인 상승은 힘들다”고 내다봤다. 10월 들어 기업들의 3ㆍ4분기 실적발표가 본격화되면 시장의 변동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기업들의 실적 악화 정도에 따라 주식시장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희운 센터장은 “현재 주가가 싼 것은 맞지만 내년 이후에도 이 수준에 머물러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의 바닥을 확인해야 증시도 턴어라운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주식 보유자들은 주가가 반등할 때마다 매도 전략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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