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삼성 '화해 모드' 예측 뒤엎고 UI특허 강공

■ 삼성전자, 日ㆍ濠서도 아이폰4S 販禁 가처분신청<br>"특허자산 무임승차 간과 않을 것" 단호한 입장 <BR>UI관련 기능특허 등 국가별 다변화전략 구사<BR>겉으론 소송속 물밑선 화해 제스처… 대타협 전망도


17일 삼성전자의 소송은 이재용 사장의 스티브 잡스 추도식 참석을 계기로 양측이 화해 모드로 돌아서는 것이 아니냐는 세간의 관측을 무색하게 할 만큼 전격적인 기습작전이었다. 타이밍도 절묘하다.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시간은 애플 본사가 있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시간으로 일요일 저녁 7시쯤이다. 샌프란시스코 인근에 있는 스탠포드 대학에서는 이 시간 스티브 잡스 추도식이 한창 이어지고 있었다. 삼성전자의 표현도 기존보다 한층 거칠어졌다. 삼성전자는 보도자료에서"특허 자산에 대한 무임승차(Free Ride)'를 더 이상은 간과하지 않을 것"이란 표현까지 썼다. 이는 최지성 부회장이 지난 14일 미국과 일본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맞이하러 김포공항에 나왔다가"우리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은 좌시할 수 없다"고 한 발언의 연장선상으로 읽혀진다. 애플과의 특허소송이 잡스 추모분위기나 부품산업에서의 협력관계와는 별개 문제임을 다시 한번 명확히 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애플에 제기한 특허는=삼성전자는 이번에 기존에 주장했던 이동통신 표준에 관한 특허 이외에도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관련된 특허를 새로 포함시켰다. 지난 14일 네덜란드에서 이동통신 표준특허가'프랜드(FRAND)', 이른바 '공정하고,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 방식으로 제공할 의무가 있다'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에 대한 추가 대응인 셈이다. 국가별로도 특허를 달리 배치해 최대한 승소를 이끌어내는 데 전략을 짰다. 호주에서 제기한 통신 특허는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ㆍ고속패킷접속(HSPA) 통신망에서 데이터 분할 전송시 특허 부호를 부여하는 기술 ▦음성ㆍ데이터 전송시 우선 순위가 낮은 데이터의 전력소모를 낮추는 기술 ▦데이터 전송 전 중요 정보가 아닌 데이터를 삭제해 용량을 줄이는 기술이다. 이는 모두 스마트폰의 음성통화와 데이터통신를 구현하는 데 핵심적인 기술로 삼성전자가 원천기술을 주장하는 분야다. 특히 일본에서는 HSPA 통신망에서 고속으로 데이터를 전송할 때 단말기의 전력소모를 줄이는 통신특허 1건과 함께 스마트폰 사용자환경(UI)과 관련된 기능특허 3건을 제기했다. 삼성전자는 UI부문에서 ▦비행기모드 아이콘 모양 ▦개인별 홈 스크린 공간 ▦앱스토어 카테고리 표시방법 등 3건에 대한 특허를 애플이 아이폰4S에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기존의 통신특허에서 나아가 소프트웨어특허로 소송의 범위를 확대한 것이다. 만일 일본 법원이 삼성전자의 주장을 받아들이면 애플은 아이폰4S에 해당 기능을 다른 것으로 변경해야 한다. 이들 특허는 애플뿐만 아니라 다른 스마트폰 제조사도 채택하고 있는 기능이어서 향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협상력을 높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네덜란드 법원의 가처분 기각 판결 이전부터 UI 특허 대응 등 다변화 전략을 검토하고 있었다"며 "일본이 애플로부터 UI 특허를 침해 당했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평가 받을 수 있는 최적의 국가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강공과 화해'양동 전략...극적 타협 가능성도=관련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앞으로도 상당기간 양동작전을 계속 구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허 소송에서는 승기를 잡기 위해 강공으로 밀어붙이면서 최대 부품구입처라는 애플에 대한 예우차원에서 양사간 협력관계는 계속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겉으로는 치열한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는 양사간 갈등의 골이 최고조에 이른 것처럼 보이지만 물 밑에서는 끊임없이 화해를 위한 제스처를 보내며 소송을 끝낼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잡스 추도식에 참석한 이재용 사장이 팀 쿡 CEO와 만나 대 타협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테크팀장은 "이번 소송은 그 동안 통신특허 분야에서 노하우를 쌓아온 삼성전자의 특허 경쟁력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의 회동이 예상돼있지만 물밑 협상과 별개로 양사의 특허공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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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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