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진행된 범야권 통합 결의를 위한 민주당 임시전국대의원회의는 각종 고성과 욕설ㆍ몸싸움으로 얼룩졌다. 예상했던 대로 통합안에 반대하는 측의 거센 반발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수적으로 우세한 찬성파 측에서도 반대파의 실력 저지를 막기 위해 몸싸움을 시도하는 등 민주당은 통합 결의를 위한 마지막 일정에서 극심한 진통을 겪었다.
이날 민주당 전대에서는 당내의 혼란이 그대로 노출됐다. 소수파이자 통합 결의안에 반대하는 측이 고성을 내지르는 등 의사 진행을 방해했으며 일부에서는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대의원증을 교부하는 과정에서 반대파 측으로 보이는 50대 남자가 여성 당직자 뺨을 때리는 모습이 목격됐고 이 과정에서 찬반 측 20여명의 대의원이 뒤엉켜 멱살잡이를 벌였다. 또 반대파들은 대의원 교부처에 연결된 랜선을 수 차례 끊는 등 대의원 접수를 방해했고 출입구를 가로막기도 해 대회 일정을 지연시켰다. 이 때문에 당초 오후2시로 예정됐던 전대는 결의 안건 표결 처리에 필요한 정족수(총 대의원 1만562명 중 과반수)를 넘긴 오후2시37분께야 시작됐다. 손학규 대표가 단상에 올라 통합의 당위성에 관한 인사를 건네는 과정에서도 한 50대 남자가 "손학규는 사기꾼"이라고 고성을 지르며 격렬하게 반대했고 경호원에 의해 대회장 밖으로 끌려나가기도 했다.
통합안에 찬성하는 대의원의 목소리도 만만찮았다. 현재의 통합안에 반대 발언자로 나온 이현주 대구 북구갑 지역위원장이 단상에 올라 발언을 이어가자 관중석에 앉아 있던 대의원들은 곳곳에서 "그만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찬성 측의 정범구 의원의 발언 때는 곳곳에서 지지자 측의 박수가 쏟아졌다.
한편 민주당은 통합 결의에 앞서 10일 심야 최고위원회의에서 구성된 통합수임기관도 지정했다. 특히 통합 과정에서 손 대표와 대립을 빚어온 박주선 최고위원이 추천한 최인기 의원을 위원장으로,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추천한 박양수 전 의원, 이현주 위원장을 수임기관 내 위원으로 참여시켜 당내 잡음을 최소화했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오늘 개최된 전대가 잡음 없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각 정파별로 안분하는 데 노력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수임기관은 이르면 12일 시민통합당 내 수임기관과의 합동회의를 실시, 통합 정당 구성을 완료할 예정이다. 특히 합동회의 과정에서 향후 새 지도부 선출 때까지의 통합 정당을 맡을 임시 지도부도 구성할 계획이다. 단 당초 연말까지 통합 정당의 새 지도부 선출을 완료한다는 계획은 향후 일정이 촉박해 내년께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한 핵심 의원은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대강의 룰은 합의(대의원 30%, 당원ㆍ민 70%)가 된 상태며 시민 선거인단 구성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각종 모바일이 허용될 예정"이라며 "지난 박원순ㆍ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경선시 도입됐던 방법이 준용된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통합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향후 수임기관과의 합동 회의와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예비 경선, 이를 위한 선거 운동 등을 감안하면 연내까지 새 지도부 선출은 어려울 것"이라며 "내년 초께 새 지도부 선출이 완료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