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阿 개인기 새 공인구 적응 '이중고' 넘어라

허정무호, 잠비아에 2대4 대패… 빠른 돌파능력에 수비 속수무책

구자철

'새 공인구에 대한 적응력을 높이고, 아프리카의 개인기를 막아내라.' 새해 첫 친선경기인 잠비아전에 2대4로 대패한 축구 국가대표팀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준비 과제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9일(한국시간) 밤에 열린 잠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아프리카의 개인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4골을 허용했다. 축구 국가대표팀이 A-매치에서 4골을 허용한 건 지난 2004년 7월 21일 아시안컵 이란과의 8강전(3대4패) 이후 무려 5년6개월 만이다. '캡틴' 박지성(29ㆍ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박주영(25ㆍAS모나코), 이청용(22ㆍ볼턴) 등 유럽파 주전들이 모두 빠진 상황이었지만 남아공월드컵 본선에도 오르지 못한 잠비아에 큰 점수로 패하며 적잖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월드컵 본선 마지막 경기인 나이지리아를 대비한 모의고사인 만큼 오답풀이를 철저히 해 실전에선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게 급선무다. ◇아프리카 개인기를 막아라= 지난해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이하(U-20), 17세이하(U-17) 월드컵에서 청소년대표팀은 아프리카팀인 가나, 나이지리아에 각각 발목을 잡혀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아우들의 어려움은 형들에게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국가대표팀은 잠비아전에서 돌파능력 등 개인기를 앞세운 아프리카 선수들에게 번번히 뚫리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 경기가 시작한 지 6분만에 첫 골을 허용했다. 미드필더 김두현과 수비수 조용형, 이정수가 상대 공격수 펠릭스 카통고를 둘러쌌지만 한 박자 빠른 슛에 속절없이 당했다. 선제골을 허용하고 8분 만에 추가골을 내줬다. 김두현이 볼을 빼앗기면서 상대의 빠른 역습이 시작됐고, 수비수들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쉽게 골을 허용했다. 한국은 이후 염기훈의 프리킥이 골 포스트를 맞고 튕겨 나오자 김정우가 침착하게 밀어 넣으며 1골을 만회했지만 후반에도 상대 선수들을 번번히 놓치며 2골을 더 내줬다. 특히 4번째 골은 상대 공격수의 개인기에 밀려 공간이 뚫리자 조용형이 반칙을 하며 페널티킥을 허용해 골을 헌납한 것. 허정무 감독은 "비가 온 뒤라서 미끄러웠고, 시차와 고지대 적응이 완전히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우리가 아프리카팀에 그리 약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지만 개인기가 좋은 팀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걸 입증한 경기였다. ◇새 공인구에 적응하라= 이번 평가전에선 태극전사들은 탄성이 큰 공인구 '자블라니'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했다. 자블라니는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사용된 팀가이스트보다 반발력이 훨씬 커 골키퍼들에게는 '마구'로 통한다. 게다가 경기가 열린 요하네스버그가 해발 1,753m의 고지대인 까닭에 공기 저항이 적어 공이 더욱 빠르고 멀리 나갔다. 골키퍼 이운재를 포함해 필드 플레이어가 헤딩 포인트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감아차기에서 어려움을 드러내는 등 총체적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경기에서 성인대표팀 첫 골을 신고한 구자철은 "감아차기가 제대로 안 되고 롱패스를 할 때 난감했다"고 공의 특징을 설명했다. 우리 대표팀은 지난 5일부터 아디다스 코리아의 도움을 받아 30개의 공을 공수해 훈련했지만 아직 적응을 끝내지 못한 상황이다.
구자철, 허정무호 기대주로
환상 드롭킥으로 A매치 첫골 10일 열린 잠비아와의 친선 경기에서 얻은 한 가지 소득은 '젊은 피' 구자철(21ㆍ제주)의 발굴이다. 구자철은 1대4로 끌려가던 후반 37분 아크 정면에서 중거리슛을 날려 골망을 갈랐다. 골키퍼 앞에서 뚝 떨어지는 드롭킥이어서 상대 골키퍼도 속수무책이었다. A매치 출장 4경기 만에 뽑은 첫 득점이었다. 지난해 FIFA U-20 월드컵에서 한국팀 주장을 맡아 8강 진출을 이끈 그는 허정무 감독의 부름을 받아 이번 전지훈련에 합류했고, '허정무의 황태자'로 자리매김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블랙번 로버스의 입단 테스트를 앞두고 있어 이청용(22ㆍ볼턴), 기성용(21ㆍ셀틱) 등과 더불어 국가대표팀 주전으로서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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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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