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가시밭길 (주)대우 '회생길' 보인다

가시밭길 (주)대우 '회생길' 보인다 고립무원(孤立無援) ㈜대우가 수출전선에서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올들어 9월말까지 ㈜대우가 거둔 수출실적은 36억달러. 대우그룹 워크아웃 이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금융지원이 막혀 대형플랜트 수주가 무산되고 영업망도 축소된 가운데 이뤄낸 성과다. 산업자원부 조환익(趙煥益) 차관보는 『어려운 환경에서도 매월 4억달러 이상씩 수출실적을 거두고 있는게 놀랍다』며 『수출당국자로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우가 설정한 올해 수출목표는 50억달러. 올초 대우의 수출계획을 받아본 산자부는 믿을 수 없었다. 종합상사 운영에는 금융지원에서 해외지사망 운영까지 자금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 유능한 인재들이 회사를 떠나고 각종 지원이 끊어진 ㈜대우로서는 무리한 목표라고 본 것이다. 그러나 ㈜대우는 올해 목표치를 초과달성할 것이 확실시된다. 수출의 내용도 다른 종합상사들과 다르다. 계열사 물품이 수출실적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는 여느 상사와 달리 실적의 90% 이상이 순수 대행업무에서 나온다. 발로 뛰어 발굴한 품목이 대부분이다. 최근 들어서는 마진높은 사업만 골라하고 있다. ㈜대우의 비결은 인력에 있다. 해외 세일즈 조직이 그대로 살아 있는 것. 그룹 워크아웃 직전인 지난해 8월 2,306명에 달하던 인원이 올 8월말 현재 970명으로 줄고 봉급도 떨어졌지만 해외부문의 핵심인력과 네트워크는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태용(李泰鎔·사진) ㈜대우 사장은 『인력, 특히 해외부문 인력은 전원이 해외근무 경험이 풍부한 상품전문가로 구성되어 있다』며 『허름한 호텔에서 숙박하고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도 꿋꿋하게 일해주는 직원들이 회생의 바탕』이라고 말했다. ㈜대우맨들이 시장을 헤집고 다니자 발을 돌리려던 국내메이커와 해외거래선들도 돌아오고 있다. 특히 ㈜대우를 믿고 물량을 이전과 같이 맡긴 포항제철이 큰 도움이 됐다. 포철이 거래를 계속하자 다른 국내메이커가 따라오고 해외바이어들도 신용을 버리지 않았다는게 李사장의 설명이다. ㈜대우는 오는 11월 대우인터내셔널로 다시 태어난다. 건설과 무역부문, 청산법인으로 분할돼 종합상사로 독립하는 것. 대우인터내셔널은 재벌그룹에 속하지 않는 전문종합상사로 새로운 기업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말경 증시 재상장 작업도 진행중이다. 경영여건은 급속히 호전되고 있다. 페루유전개발 투자원금 회수가 끝난데 이어 10년간 5,000만달러가 순이익으로 들어온다. 1백억달러 매장량으로 추정되는 미얀마유전 독점개발사업도 시작될 예정이다. 주채권은행인 한빛은행은 금융지원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한빛은행 김종욱(金鍾郁) 상무는 『영업 호조로 2003년으로 예정된 워크아웃 졸업시기가 1년 정도 앞당겨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권홍우기자 입력시간 2000/10/04 20:45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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