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전자 단기 사채制 조속 도입을


'5억명의 온라인 친구, 전세계 최연소 억만장자, 하버드 천재가 창조해낸 소셜네트워크 혁명'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전세계를 휩쓸었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열풍의 진원지였던 페이스북의 창업주 마크 주커버그의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 '소셜네트워크'에 대한 세간의 평가다. 이렇듯 새로운 시각에서 기존의 개념을 재정립하고 신규시장을 창출해내려는 움직임이 우리 금융시장에서도 가시화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최근 정부가 단기금융시장의 선진화 및 투명성 제고를 위해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전자단기사채제도다. 발행·유통·상환정보등 일원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기업어음(CP)은 간편한 발행절차와 신속성, 광범위한 투자수요와 익명성 등의 여러 장점으로 기업의 중요한 자금조달수단으로 이용돼왔다. 특히 기업어음은 외환위기 이후 부실 종합금융회사들의 퇴출로 회사채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그 빈자리를 메우며 중요한 일꾼 역할을 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전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이상의 적정이율을 보장하는 매력적인 투자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기업어음의 지난 역사를 돌이켜보면 국제통화기금(IMF) 관리경제 시절에 대우그룹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단기상환능력을 넘어서 도덕적 해이의 수준에 이를 정도로 기업어음을 대량 발행해 관련 금융기관과 투자자들도 큰 피해를 입은 적이 있다. 이러한 상황은 지난 2000년대 초 카드사들이 발행한 기업어음으로 다시 한번 경험한 바 있다. 최근 들어서는 침체된 부동산 경기의 영향을 받은 건설회사들이 발행한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의 부실화가 새로운 주시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그 밖에도 기업어음에 대해서는 그동안 실물발행에 따른 비용발생 및 위∙변조 위험, 권면분할양도의 금지에 따른 유통시장 발달의 제약 등이 커다란 약점으로 지적돼왔다. 발행 및 유통정보가 투명하게 이해관계자에게 적시에 충분히 제공되지 않아 투자자 보호에 미흡하고 신용경색시에는 금융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항시 존재하고 있었다. 이에 최근 시장참가자들을 중심으로 기업어음시장의 개편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이러한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고 왜곡된 단기금융시장을 바로잡기 위해 최근 정부는 일본의 단기사채제도를 모델로 삼아 발행∙유통∙상환 등의 모든 과정을 전자적으로 처리하고 발행 및 유통정보를 일원화할 수 있는 전자단기사채제도의 도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전자단기사채제도가 우리 단기금융시장에 도입되면 기존 기업어음의 경제적 실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발행 및 유통의 원활화와 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게 돼 단기금융시장의 효율성과 투명성 제고에 커다란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효율성·투명성 제고 기대 특히 기업들은 초단기물을 포함한 다양한 기간의 맞춤식 조달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자금조달비용을 축소(발행금액 100억원 기준, 1일당 약 1,400만원)할 수 있고 새로운 금융투자상품의 출현으로 투자자들은 투자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전자단기사채제도는 기업어음제도와는 차별화된 디지털 시대에 부응하는 혁신적인 제도로서 매우 다양한 이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 제도가 도입되는 경우에는 기업금융시장의 균형적 발전에 기여하는 동시에 단기금융시장 참가자들을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단기금융시장의 리베로'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모쪼록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전자단기사채제도의 관련입법이 하루속히 마무리돼 국내 단기금융시장에 새로운 지평을 열고 단기금융시장에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하는 제도로 안착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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