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학회 학술대회 '찬바람'
대한의학회 산하 100여개 분과학회가 올 추계학술대회 규모를 대폭 축소-연기하거나 일부의 경우 취소를 결정, 연구와 토론의 장이 되어야 할 학술대회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분과학회가 이처럼 정기학술대회를 대폭 축소하거나 없애는 것은 의약분업 시행에 따른 장기간의 파업이 근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상당수의 제약사들이 재정적인 후원을 꺼리고 있는 데다 전공의나 전임의들이 『의료계 사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학술대회를 여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병리-안과-재활-부인종양-소아종양-소아내분비학회 등은 학술대회 자체를 아예 취소했으며 산부인과-순환기학회 등은 무기연기를 검토하거나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는 등 차질을 빚고 있다.
내과학회는 당초 10월28~29일 학술대회를 계획했지만 오는 20일까지 타결되지 않으면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등 별도의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외과학회는 11월2일~4일까지 학술대회를 열 계획이지만 의료계 사태가 장기화 될 것에 대비, 11월31일~12월3일로 조정했다.
산부인과학회는 연수강좌나 총회 중심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학회측의 관계자는『10월19일~ 20일 서울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열기로 했지만 11월16일~18일로 연기하고 외국 초청학자의 규모도 축소했다』고 밝혔다.
그 밖에 임상병리학회는 이틀로 계획했던 학술대회를 오전에만 열기로 했고, 마취과학회는 11월초에 계획했던 학술대회를 특강형식의 변형된 방법으로 치를 계획이다.
대한의학회의 한 관계자는 『학술대회의 기형적 운영은 의료기술 발전의 퇴보는 물론, 국제학술대회 유치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의료계 파업사태가 국제위상의 실추를 초래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력시간 2000/10/0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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