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다시 뛴다 한국기업] 동부그룹, 계열사 매각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사활

김정남(왼쪽부터) 동부화재 사장과 장지규 충칭시 인민정부 부비서, 이호형 주중한국 대사관 재경관, 순리다 안청보험사 동사장이 지난 19일 열린 '동부화재-안청손해보험 보험협력사업 출범식에서 두 회사의 화합과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제공=동부화재

동부대우전자 관계자가 지난 4월 페루에서 개최한 신제품 발표회에서 현지 바이어와 고객들에게 냉장고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동부대우전자


주력 사업인 철강과 건설산업의 업황 부진으로 유동성 위기에 봉착한 동부그룹은 올 하반기에 계열사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개선에 총력을 기울인다. 동부제철이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고 고강도 구조조정에 들어감에 따라 제조 계열사의 유동성 위기가 금융 계열사로 전이되지 않도록 다양한 자구 노력을 펼쳐 조속한 시일 내 그룹 정상화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동부그룹은 활발한 인수합병(M&A)을 통해 건설·물류·운송 중심의 사업구조를 금융·철강·전자 분야로 확대하며 재계 순위 18위의 대기업 집단으로 성장했지만 건설과 철강 산업이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지면서 재무구조가 크게 악화된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동부제철의 유동성 부채는 2조7,000억원에 달하고 동부건설도 1조6,000억원이나 된다.


이에 따라 동부그룹은 지난해 11월 계열사인 동부하이텍·동부메탈·동부제철 인천공장·동부발전당진·동부익스프레스 등을 매각해 2015년까지 2조7,000억원을 마련한다는 자구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400%가 넘는 부채비율을 200% 아래로 끌어내린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동부익스프레스 지분(3,100억원), 동부특수강(1,100억원), 동부당진항만(1,500억원)이 팔린 상태다. 동부하이텍 등은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다.

특히 동부그룹은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당진발전 매각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동부당진발전은 이달 중 경쟁입찰 방식으로 매각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가치가 높은데다 올해 말 착공이 가능한 만큼 많은 기업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동부제철 인천공장도 채권단과 상의해 조만간 매각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동부그룹은 동부당진발전과 동부제철 인천공장을 팔아 최소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밖에 동부메탈 지분(70.78%)과 동부하이텍 지분(46.65%), 동부팜한농 유휴부지 등의 매각도 빠른 시일 내 성사시킨다는 목표다. 동부 관계자는 "동부당진발전 등 자구계획에 포함된 지분 및 자산 매각을 서둘러 가시적 성과가 이른 시일 내 나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을 비롯해 △철강·금속 △농업·바이오·유통 △전자·정보기술·반도체 △건설·에너지 △물류·여객·운송 등 6개 축으로 구성돼 있는 동부그룹의 사업 영역은 재무구조개선 과정에서 일정 부분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동부는 채권단과 협력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계열사의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주력 사업의 본원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계열사 간 순환출자구조에서 벗어나 독립 경영이 가능한 경영체제를 갖춘 만큼 자율경영과 책임경영을 토대로 그룹이 처한 위기를 헤쳐나간다는 복안이다.

손해보험·생명보험·증권·자산운용·저축은행·여신금융 등 은행을 제외한 수직 계열화를 이룬 금융부문은 정도경영의 기반 위에 해외 금융시장 공략을 강화해 글로벌 금융회사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간다는 전략이다. 1984년 괌과 2006년 미국 하와이를 시작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동부화재는 2009년 캘리포니아에 이어 2011년 뉴욕에 지점을 개설하면서 미국 본토에도 진출, 철저한 현지인 대상 영업활동을 전개하는 전략을 펼쳐 지난해 2,000억원에 가까운 실적을 거두는 성과를 거뒀다.


동부화재는 캘리포니아와 뉴욕 등 한인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교두보 마련에 성공한 만큼 미주 전역으로 영업거점을 확대하는 한편 금융 선진국인 미국에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머징 마켓인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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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외국 보험사의 진입 장벽이 높고 리스크가 큰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동부화재는 지난해 4월 산시성 충칭시에 있는 안청손해보험사 지분 15.01%를 인수하면서 3대 주주의 위치를 확보했고 이달 19일에는 현지에서 '동부화재-안청사간 보험협력 사업 출범식'을 열어 아시아 최대시장인 중국 보험시장에서 현지 보험사와의 전략적 협력사업의 첫발을 내디뎠다. 동부화재는 또 중국에서의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인도네시아·베트남·말레이시아·태국·미얀마 등 동남아 이머징 마켓에도 단계적으로 진출해 나갈 계획이다.

동부대우 특화제품으로 해외시장 확대



지난해 2월 동부그룹의 일원이 된 동부대우전자는 최근 최진균 부회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맞이하며 백색가전사업에 경영역량을 높이고 신사업을 확대하는 등 글로벌 전자회사로 도약하는데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중남미·중동 등 선두권에 있는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확고하게 다지기 위해 지역별 특화모델과 전략모델을 개발하고, 고품질·고효율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영업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동부대우전자는 현지 특화 맞춤형 제품을 앞세워 해외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남미 시장을 겨냥해 만든 현지요리 맞춤형 전자레인지 '쉐프 멕시카노'는 지난 1월 누적판매 100만대를 돌파하며 밀리언셀러 기록을 세웠다. 이 제품의 성공 비결은 또르띠아와 멕시칸 스테이크 등 각 지역별 특화요리를 버튼 하나로 손쉽게 조리가 가능하는 것이다.

지난 4월 페루 신제품 발표회장에서 첫선을 보인 '마추피추' 세탁기는 전통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이 높은 페루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잉카 유적지인 마추피추 문양을 세탁기 도어 디자인에 적용한 제품이다.

일본 시장에 내놓은 소형 백색가전은 현지 고객들의 실용 중심 생활문화에 힘입어 높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일본 최대 오피스텔 브랜드 '네오 팰리스'에 86ℓ 냉장고를 비롯해 4.6㎏ 세탁기, 19ℓ 전자레인지 등 소형 가전을 공급해 누적 판매량이 20만대를 넘어섰다.

동부대우전자는 최근 중동지역을 겨냥해 중동 전통 의복인 히잡을 세탁할 수 있는 '이슬라믹 린스' 코스를 채용한 히잡 드럼세탁기를 새로 선보였다.

국내 시장에서는 지난 3월 고효율 컴프레셔를 채용, 15ℓ 기준으로 국내 최저 소비전력(300W)을 달성한 신제품을 앞세워 제습기 시장에 신규 진출한데 이어 하반기에는 소형 냉장고 시장의 히트상품인 된 콤비냉장고 '더 클래식' 후속 모델을 필두로 냉장고·세탁기·전자레인지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5년 만에 내놓은 TV 신제품도 새로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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