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위기에 내몰린 車부품업계의 호소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과 현대ㆍ기아차협력회 회원사인 1,359개 부품업체 대표들이 지난주 기자회견을 갖고 정몽구 현대ㆍ기아차그룹 회장의 선처를 호소했다. 정 회장 구속으로 현대차그룹의 핵심사업에 차질이 빚어져 부품업계도 위기를 맞고 있는 만큼 정 회장이 조속히 경영일선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정 회장 구속 전 탄원서를 냈던 부품업계가 다시 업체 대표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공동회견을 갖고 선처를 호소하고 나선 것은 그만큼 업계의 형편이 다급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지금 돌아가는 자동차시장 상황을 보면 부품업계의 걱정과 호소는 결코 엄살이 아니다. 고유가와 환율 하락의 악재에 휩싸여 자동차 판매가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달 현대차의 수출은 전달보다 17.1%, 내수는 14.4% 줄었다. 기아차도 마찬가지다. 앞으로의 전망도 불투명하다. 위기에 몰렸던 GM 등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강도 높은 자구노력에 힘입어 회생 조짐을 보이고 있고, 도요타 등 일본 업체들은 한국차의 추격을 확실히 따돌리기 위해 더욱 기세를 올리고 있다. 이래저래 현대ㆍ기아차의 고전을 예고하는 시장 여건이다. 자동차 판매 위축은 부품업체들의 납품물량 감소로 이어진다. 현대차의 ‘글로벌 톱5’ 전략 차질은 말할 것도 없고 당장 협력업체들로서도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런 판에 현대차그룹의 리더십 부재까지 겹쳐 해외 공장 건설 등 주요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으니 부품업계가 위기의식을 갖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리더십 부재는 현대ㆍ기아차의 노사협상에도 어려움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판매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모기업의 파업으로 생산차질이 빚어지면 부품업체들의 경영난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자동차는 우리의 주력산업 중 하나이며 현대ㆍ기아차는 그 자동차산업의 중심기업이다. 두 업체의 1차 협력업체 근로자만도 20만여명에 이른다. 현대ㆍ기아차의 위기는 부품업계의 어려움은 물론이고 국가 경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현대차의 경영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해달라는 부품업계의 호소는 국내 자동업계의 위기를 알리는 신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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