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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고객들도 전통시장에 장보러 갑니다. 마찬가지로 전통시장 고객들도 백화점에 옵니다. 백화점과 전통시장이 함께 발전해야 한다는 목표로 전통시장 지원에 나섰습니다.”
신헌(사진) 롯데백화점 대표는 2일 본점 앞에서 열린 ‘전통시장 상생협력 프로그램 협약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신 대표는 “가끔 가족들과 함께 집 근처 전통시장에 들러 떡이나 고구마, 편육 등을 즐겨 사먹는다”며 “시장을 다니다가 백화점이 지원해 줄 수 있는 방안이 없나 고민하다 시작됐다”고 말했다.
신 대표가 직접 아이디어를 낸 지 2개월 만에 백화점 측은 5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전통시장 상생협력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우선 본점과 잠실ㆍ인천ㆍ부산본ㆍ광주ㆍ대전ㆍ울산ㆍ대구점 등 8개 점포 인근의 약수ㆍ방이ㆍ모래내ㆍ서면ㆍ대인ㆍ한민ㆍ수암상가ㆍ번개시장을 지원 대상으로 선정해 환경, 위생, 서비스 등 전통시장의 취약한 부분을 지원하기로 했다. 가령 시장에 젊은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비보이, 피에로 공연 등을 열고 백화점 위생관리사와 안전환경팀 직원들이 현장 교육을 진행하는 식이다. 또 시장 안내도와 방향표지판, 쇼핑봉투 등을 지원하고 열린의사회와 함께 시장 상인 건강검진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신 대표는 도시의 원도심 상권을 되살리기 위해 백화점과 지역 상인이 손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의 롯본기힐스나 프랑스 라데팡스 사례처럼 원도심의 재개발을 통한 상권 회귀가 세계적인 추세”라며 “최근 사들인 인천터미널의 경우 인천 원도심에 위치해 있는데 주변은 많이 낙후돼 있어 지역 상인들과 함께 상권을 되살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신 대표는 백화점업계가 조만간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그는 “3월 날씨 덕분에 패션을 중심으로 매출이 많이 발생했다”며 “4~5월도 그런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 동안 롯데백화점이 비싼 수업료를 치른 해외 사업에 대해서도 “중국 텐진점이 30%대 성장세를 보이는 등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며 “오는 4월 중국 웨이하이점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점, 중국 청두점 등에 연내 오픈하고 내년에는 베트남 등에도 출점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