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12월 30일] 아듀 2008, 신발끈을 다시 매고

‘타임’지는 2008년 10대 뉴스의 첫번째로 ‘하늘의 붕괴’라는 표현으로 글로벌 금융위기를 꼽았다. 여러모로 세계경제를 당혹스럽게 한 2008년이 막을 내리고 있다. 글로벌 경제변수의 급변동과 그 파동이 쓰나미처럼 금융과 경제의 전반을 휩쓸고 지나가는 모습에 모든 경제주체가 잔뜩 움츠렸던 한 해였다. 우리 경제의 생명력은 수많은 고난 속에서도 질풍경초처럼 피어올랐다. 가까이는 지난 1990년대 말 외환위기의 절망감 속에서도 보란 듯이 우리 경제의 질적 수준을 높였다. 크고 작은 위기는 닥쳐오기 마련이지만 극복하지 못할 위기는 없다. 다만 ‘어떻게 잘 극복하느냐’의 문제만 있을 뿐이다. 어려움을 통해 교훈을 얻고 양태를 달리해 올 다음의 위기에는 더욱 강건한 모습으로 맞을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인생이고 역사다. 경기에 임하면서 각오를 다지고 전신의 힘을 끌어올리기 위해 육상선수는 신발끈을 조여 매고 역도선수는 허리띠를 졸라맨다. 우리도 오는 2009년 새해에 긴 터널을 무사히 뚫고 나가면서 새로운 희망을 일구기 위해 차분히 신발끈을 고쳐 매자. 이제 경제불황과의 장기전에 대비해야 한다. 삼국지에서 촉나라 장군 마속이 위나라의 군대를 맞아 장기전의 필수인 식수처를 끼지 않고 고지에 올라 요충지 방어에 실패한 사례를 새겨볼 만하다. 허장성세보다는 내실을 다지고 생명 줄이 되는 재무상태와 핵심 사업을 더욱 건실히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위기극복은 새로운 진화를 의미한다. 비판의 칼날은 잠시 접어두고 우리의 DNA속에 녹아 있는 단합된 위기돌파의 결집된 능력에 대한 자부심과 성공신화를 다시 한번 되살리자. 단순히 생존만을 도모하는 하책을 넘어 새로운 성장의 씨앗을 뿌리고 시스템을 재정비하자.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속도에만 매몰됐다면 속도를 지탱할 수 있는 관리시스템도 함께 손질해나가자. 내년에는 ▲기업 간 상생발전의 새로운 성공담 ▲우리 기업을 살려낸 노사협력의 새로운 모델 ▲글로벌 협력의 새로운 장 ▲문제점을 보완해 한층 완전해진 정책ㆍ규율체계 등을 이뤄내리라 믿는다. 2009년에는 터널 끝을 알리는 빛이 점차 밝아올 것이다. 지금 우리는 경제불황의 춥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서로가 신뢰의 체온으로 고독과 추위를 물리치면서 길을 잃지 않도록 정책당국과 사회시스템이 앞장서 횃불을 밝혀 한 발 한 발 나아가자. 연말을 보내면서 지나온 날들의 매듭을 짓고 새해에는 새로운 의지를 담은 희망의 태양을 솟게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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