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조세·재정운용방향' 심포지엄자본소득에 대한 세부담을 낮추고 토지세와 재산세 부담은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법인세 등 외국과의 조세경쟁 압박이 큰 세금은 과감히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지적됐다.
손원익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조세연구원이 16일 개원 9주년을 맞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21세기 경제환경 변화에 대응한 조세ㆍ재정 운용방향'이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에서 중장기 세제개편 방향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이렇게 밝혔다.
손 연구위원은 앞으로의 적정한 세원별 조세부담에 대해 "자본소득에 대한 세부담을 현재와 같이 경쟁국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국가간 거주지의 선택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고급 전문인력에 대한 전반적인 세부담 역시 외국보다 높지 않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에서 법인세 인하가 가시화되거나 고급인력에 대한 적극적인 유인책이 도입될 경우 이에 대응하는 국내 세제정책의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조세경쟁 압박이 큰 세목에 대한 세부담은 과감히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법인세의 국제적 인하 압박이 존재하지만 세수기반을 크게 잠식당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므로 선진국의 법인세 정책에 대한 추이를 봐가며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손 연구위원은 "간접세의 비중이 높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는 교통세와 같은 환경세의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며 "조세경쟁에 따른 세수감소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높은 간접세 비중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는 "부가가치세 세율 10%는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에 비해 낮고 미국에서도 소비세 위주의 근본적 세제개편이 논의되고 있다"면서 "유류소비세는 유종간 세부담의 형평성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고 장기적으로는 생산활동에 사용되는 각종 환경오염물질에 대한 세부담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손 연구위원은 "토지나 자본스톡에 대한 과세를 강화할 수 있다면 간접세 비중을 높이는 것보다 바람직하다"면서 "따라서 종합토지세와 재산세에 대한 세부담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서 박기백 연구위원은 '세출구조 및 재정운용 개선방향'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통합재정수지가 개선되고 미국 등 주요국이 감세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우리의 경우 미국과 달리 재정흑자가 예산이 아닌 연금 등에서 발생하고 있어 재정흑자 기조가 정착되지 않은 상태"라며 "대규모 감세는 부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전용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