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증시 본격 ‘2차 랠리’ 조짐, 반도체株 부상 여부 주목

주식시장이 본격적인 2차 랠리를 펼칠 조짐을 보이면서 반도체주가 이 랠리를 이끈 는 주도세력으로 다시 부상할 수 있을 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14일(현시시간)에 발표되는 인텔 실적과 17일 발표되는 삼성전자 실적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들 실적에 따라 미 증시는 물론 국내 증시에 새로운 상승발판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1차 랠리를 이끌었던 반도체주는 최근 조정 과정에서 전력ㆍ통신 등 이른바 경기방어주에 가려 약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시 오름세를 보이며 은행 등 금융주와 함께 투톱 체제를 갖춰가고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인텔과 삼성전자의 3ㆍ4분기 실적 전망에 근거해 반도체주가 2차 랠리를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깜짝 실적을 기대할 수 없는데다 반도체 성수기인데도 불구하고 D램 가격이 상승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직은 조심스럽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특히 타이완 반도체업체의 실적이 예상보다 나빠 주가가 급락한 것처럼 국내 기업실적도 예상치를 밑돌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ㆍ타이완 반도체 업체의 상반된 주가흐름=14일 삼성전자는 SSB, 메릴린치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로 매수주문이 몰리며 8,000원(1.80%) 오른 45만3,000원으로 마감, 45만원 대를 회복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추석 이후 지수 하락과 함께 약세를 보이다가 9월말부터 재상승에 시동을 건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이닉스반도체도 240원(3.50%) 상승한 7,100원으로 장을 마쳤으며 아남반도체도 2.50% 오르며 4일째 상승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타이완 반도체 업체는 예상보다 실적이 나쁘게 나오면서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다.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 반도체 업체인 TSMC가 2.14%나 급락했고 경쟁 업체인 UMC도 1.31% 하락했다. 반도체 메모리칩 업체인 난야테크놀로지도 1.7% 하락하는 등 대부분 약세를 보이면 타이완 자취엔지수를 끌어내렸다. 미 증시 상승에 힘입어 일본 증시가 급등한 것과는 대조적인 양상이다. ◇인텔과 삼성전자 실적 긍정적, 반도체주 추가상승 가능할 듯=이날 JP모건은 삼성전자에 대해 반도체 부문 등 주요 사업부문이 강한 이익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며 3분기 영업이익이 1조9,74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또 예상보다 호조를 보인 플래시, TFT-LCD 사업부문과 휴대폰 출하량 등을 감안해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당초보다 5.6% 늘린 6조6,270억원으로 예상했다. 교보증권도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TFT-LCD 사이클의 상승전환으로 실적호전이 예상되며 내년 중 사상최고의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교보증권은 “삼성전자가 올들어 해외 반도체업체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주가흐름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D램 뿐만 아니라 플래시메모리 사업과 TFT-LCD 부문의 가치를 감안하면 추가 상승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미국의 6대 증권사인 베어스턴스(BS)는 어닝 시즌에 들어가면서 실적 상향 조정이 가장 유력한 회사는 인텔과 삼성전자라며 이들 두 종목을 `오늘 사야 할 주식`으로 추천했다. 이와 관련,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증시의 특성상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주가 오르지 않는다면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인텔과 삼성전자에 대한 시각이 모두 긍정적인 것을 감안할 때 반도체주가 다시 주도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D램 가격 약세 지속 등에 따른 신중론도 있어=반도체주의 주도주 재부상론에 신중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좀처럼 오르지 않는 D램 가격을 근거로 들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다른 사업부문이 커지고 있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큰 것은 역시 D램 가격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D램 가격은 현물가가 256메가D램 333이 4달러 초반대, 고정가격이 5.2~5.4달러선을 기록하고 있다. 현물가격은 5달러 대까지 치솟은 뒤 계속 떨어지고 있으며 고정가격도 본격적인 성수기에 진입하고 있는데도 좀처럼 인상되지 않고 있다. 송명섭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성수기에 가격이 오르지 않는다면 겨울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더욱 떨어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긍정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전고점 돌파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기석기자 hank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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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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