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캐시카우가 흔들린다] 자동차

국내외 수요 급감에 '속수무책' <br>지난달 수출 작년보다 4.5% 감소…감산·감원등 고강도 자구책 준비

“자동차 산업은 수출의 핵심인데 수출 물량이 점점 줄고 있으니 큰일입니다.” 글로벌 실물경기 침체는 국내 자동차업계에 심각한 타격이 되고 있다. 국내외 모든 시장의 소비자들이 신차 구입을 기피하면서 수출과 내수 판매량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 물량이 줄면서 가파르게 오른 환율 효과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결국 경영악화를 우려한 일부 업체들은 감산과 감원이라는 강도 높은 처방을 쓰기 시작했다. 더욱이 최근의 경기침체가 언제쯤 해소될지 불투명해 이 같은 구조조정의 회오리가 전 업계로 확산될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10월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수출 실적은 26만5,06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줄었다. 미국과 서유럽 등 선진시장의 수요 감소가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 금융위기의 진앙지인 미국시장의 침체는 더욱 심해 9월 대미국 수출 대수는 전년 동월보다 20% 가까이 줄어든 3만8,554대에 그쳤다. 판매감소로 1,300원을 웃도는 유리한 원ㆍ달러 환율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내수시장 역시 분위기는 암울하다. 가뜩이나 소비자들이 신차 구매를 기피하는 상황에서 캐피털사들의 자금부족으로 할부금융이나 오토리스 등 신용판매가 힘들어지면서 시장 침체를 부추기고 있다. 올 들어 10월까지 내수 판매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했다. 결국 완성차업체들은 감산이나 인력조정 등의 강도 높은 자구책을 꺼내 들었다. GM대우는 부도위기에 몰린 GM의 수출 오더물량이 크게 줄면서 재고가 쌓이자 올해 말부터 전 공장의 생산라인을 한시적으로 중단할 방침이다. 해외시장 재고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생산량을 줄이겠다는 계산이다. 또 쌍용차는 희망퇴직을 통한 인력감축에 나섰다. 이 회사 노사는 4일 협력업체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기로 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일반관리직 및 협력업체 생산직을 대상으로 유급휴직제를 도입하는 등 경비절감을 위한 고육책을 쓰기도 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수출 대기 물량이 많아 지난달 사상 최대의 수출 실적을 기록하는 등 아직 양호한 상태이지만 자동차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판매량 증대를 낙관하기 힘들다. 현대차의 지난달 미국 판매 실적은 전년 동월보다 31.1%나 줄어든 2만820대에 그쳤다. 또 버락 오바마 정부의 출범이 미국은 물론 세계 자동차 시장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아직 예측하기도 어렵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소형차에 경쟁력이 있는 한국차 업계가 최근의 불황기를 극복하는 데 보다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안수웅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수요 침체기에 국적과 관계없이 소비자들이 원하는 차를 공급하는 업체만 생존한다”며 “한국차가 그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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