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신속 구조'에도 구명엔 실패

'한강 투신 악몽' 끊이지 않나

17일 오후 5시45분께 서울 마포대교에서 한강에몸을 던진 유태흥(兪泰興.86) 전 대법원장이 극적인 구조에도 불구하고 결국 병원에서 사망함으로써 `한강다리 투신'의 악몽이 재현됐다. 유 전 대법원장이 이날 오후 한강에 몸을 던진 순간 차량을 몰고 마포대교를 지나던 한 시민의 신고로, 분초를 다투며 출동한 소방서 구조대가 신속히 유 전 대법원장의 신병을 인양할 수 있었다. 이후 유 전 대법원장은 구조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받은 후 인근 여의도성모병원으로 옮겨져 또다시 소생술을 받았지만 체온이 떨어지면서 의식을 잃었다. 하지만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 덕택에 한때 심장이 뛰고 다시 피가 돌기 시작하면서 목숨을 건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 10시35분께 허 전 대법원장이 2차 심장마비를 일으키자 의료진은 심폐소생술에 들어갔으나 별다른 차도 없이 결국 15분만에 유족의 동의 아래 `사망'이 공식 선고됐다. 사회 저명인사들의 투신은 유 전 대법원장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3월11일 대기업의 비자금 조성 의혹 사건을 둘러싸고 서울지검의 수사를받아오던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이 한남대교에서 한강에 투신, 투신 10여일만에 변사체로 발견돼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다. 이어 같은해 4월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재직 시절 인사 및 납품 관련 비리연루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던 박태영 당시 전남지사가 반포대교 아래로 투신해숨지면서 남 전 사장의 투신에 이른 충격파가 지속됐다. 박 지사는 당시 부인의 개인 운전기사인 임모(63)씨가 운전하던 오피러스 승용차를 타고 반포대교를 건너던 중 남단에서 차를 세운뒤 곧바로 한강에 뛰어들어 숨졌다. 이후 두달도 채 안 돼 같은해 6월4일에는 이준원 전 경기도 파주시장이 운전사이모(31)씨와 함께 반포대교를 지나던 중 한강으로 투신했으며, 긴급출동한 경찰이 이 시장을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결국 사망했다. 이 시장의 차량에서는 A4용지 절반 크기에 지인들의 전화번호가 적힌 메모지와 수첩이 발견되기도 했다. 같은 달 13일에는 만두 제조업체 (주)비전푸드 대표인 신모(35)씨가 정부와 언론이 만두업체를 무조건 불량식품업체로 매도한다며 반포대교에서 투신했으며 나흘만에 시신으로 발견돼 가족과 사회를 충격 속에 몰아넣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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