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살인마' 서울 연쇄살인범 검거
부유층.안마사등 19명 살해… 강남 명예교수 부부 `첫 희생' 시내 곳곳에 시신 암매장… 이혼.신병등으로 `증오심' 키워
'서울 연쇄살인 사건' 일지와 개요
'재주목받는' 역대 주요 연쇄살인 사건
'엽기살인마' 유영철은 누구인가
경찰·연쇄살인범간 치열했던 '심리전'
'충격ㆍ경악'…서울판 '살인의 추억'
'희대의 살인범들' 어떤 처벌 받아왔나
희대의 연쇄살인범 유영철씨서울지역 부유층 노인 및 전화방, 출장마사지 여성을 연쇄살인 ,암매장한 유영철씨가 18일 오전 서울 봉원사 인근 안산계곡에서 열린 현장검증에 출두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지난해 하반기 잇따라 터진 부유층 노인 연쇄살인사건 등 서울 시민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희대의 연쇄살인범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조사결과 연쇄살인범은 올들어 최근까지 보도방.출장마사지에서 일하는 여성 11명도 무차별 살해한 뒤 시내 곳곳에 암매장하는 등 혼자서 모두 19명을 살해하는 역대 최다 살인을 기록, `인면수심(人面獸心)'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서울경찰청 기동수사대는 18일 서울지역 고급 단독주택에 사는 부유층 노인을비롯해 보도방.출장마사지 여성 등 모두 19명을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둔기 등으로 무차별 살해한 혐의(살인)로 유영철(33)씨를 붙잡아 조사중이다.
◆ 범행 개요 = 유씨는 지난해 9월24일 서울 신사동 2층짜리 단독주택에 침입,이 집에 살고 있는 모 대학 명예교수인 이모(73)씨와 부인 이모(68)씨를 둔기로 내리쳐 숨지게 하면서 서울판 `살인의 추억'의 서막을 올렸다.
이어 10월9일에는 서대문구 구기동 주차관리원 고모(61)씨의 단독주택에서 고씨어머니 강모(85)씨와 부인 이모(60)씨, 아들(35) 등 일가족 3명을 역시 둔기를 이용해 살해했다.
유씨는 같은 해 11월 수십억대 재력가인 최모(71)씨의 강남구 삼성동 단독주택에 침입, 최씨 부인 유모(69)씨를 살해했고, 종로구 혜화동 110여평 규모 2층짜리단독주택에 사는 집주인 김모(87)씨와 파출부 배모(53.여)씨를 살해한 뒤 증거를 없애기 위해 방화까지 했다.
경찰이 유씨 뒷모습을 담은 폐쇄회로TV(CCTV) 화면과 족적을 확보, 수사망을 좁혀오자 유씨는 부유층 노인 연쇄살인을 잠정 중단했지만 올들어 서울지역 보도방.출장마사지 여성을 범행대상으로 삼아 김모(25.여)씨 등 11명을 살해한 것으로 확인됐다.
◆ 범행 수법 = 부유층 노인 연쇄 살인의 경우 유씨는 길가에서 멀리 떨어지거나 정원이 넓어 외부에서 집안 상황을 파악할 수 없는 부유층 동네의 100평 이상 2층 단독주택을 주요 범행대상으로 선정, 목격자가 나타날 가능성을 최대한 줄였다.
또 가족들이 모두 외출하고 노인 혼자 집을 지키던 점심시간 전후나 오후 시간대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고, 노인 외에 일가족이 함께 있을 경우에는 상대를 가리지 않고 모두 둔기로 머리를 수차례 쳐서 잔혹하게 살해했다.
유씨는 부유층 주택가에서 연쇄살인을 저질렀지만 현장에서 현금과 저금통장,귀중품 등에는 전혀 손을 대지 않아 원한 등에 의한 단순살인이 아닌 부유층과 사회에 대한 `증오범죄'임을 드러냈다.
유씨는 또 보도방과 출장마사지 등을 통해 알게 된 여성을 자기 집으로 불러 살해한 뒤 증거를 없애기 위해 사체를 토막낸 뒤 암매장하는 잔혹의 극치까지 보였다.
◆ 범행 동기 = 경찰조사 결과, 유씨는 부유층과 여성에 대한 증오감 등으로 무려 19명의 무고한 시민을 잔혹하게 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씨는 절도죄로 수감 중 안마사 일을 하던 부인과 일방적으로 이혼을 당했고출소 뒤 전화방에서 일하던 여성 김모씨에게 청혼을 했으나 교도소 출소자, 이혼남이라는 사실이 발각돼 거절당하자 여성 및 사회에 대해 증오심을 키워갔다고 경찰은전했다.
경찰은 유씨가 자신과 일방적으로 이혼한 전처를 살해할 계획을 세웠으나 자녀를 생각해 이를 포기하고 살해 대상을 보도방이나 출장마사지 여성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유씨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면서 이를 부유층 탓으로 돌리고 서울시내 일대 고급 주택가를 골라 부유층을 살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 검거 및 수사방향 = 유씨는 7월초 서울 역삼동 한 여관에서 여성 출장 마사지사를 감금, 폭행한 혐의로 이달 15일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유씨는 경찰에서 감금.폭행 혐의를 부인하면서도 최근 `서울 서.남부지역 연쇄살인 사건을 저지른 장본인'이라고 진술하면서 살인사건 용의자로 재조사를 받다 경찰이 조사실에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도주했다.
유씨는 도주한 뒤 자살할 결심까지 했으나 도주 12시간만인 16일 오전 영등포역에서 불심검문 도중 다시 경찰에 붙잡혔고 재조사를 받던 과정에서 서울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임을 자백했다.
경찰은 유씨의 자백진술서와 함께 범죄행위자만이 알 수 있는 객관적 범죄정황을 확보하고, 살인사건을 수사 중이던 일선 경찰서 수사관들을 불러 범죄혐의를 재확인했다.
경찰은 또 유씨를 데리고 지난해 9∼11월 저지른 부유층 노인 살해사건 현장을방문, 사건을 재구성하는 한편 서울 봉원사 계곡과 서강대 뒷산 등 전화방.출장마사지 여성의 사체를 숨긴 장소를 방문해 현장검증도 실시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입력시간 : 2004-07-18 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