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글로벌 유동성 위축 조짐… 신중하게 접근해야"

■ 美 '금융 개혁안' 파장, 전문가 긴급 증시 진단<br>외국인들 포지션 조정에 단기적 매수세 줄어들듯<br>기업실적등 펀더멘털 튼튼 "확대해석 경계" 목소리도


중국의 금융 긴축 조치에 이어 미국이 금융규제 강화 움직임을 보이자 지난주 후반 코스피지수가 맥없이 무너졌다. 증시전문가들은 주가급락이 기업이익이나 경기회복 같은 펀더멘털의 문제가 아닌 돌발적 외부이슈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지난 주 금요일까지만 해도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지난 주 하루 늦게 마감된 뉴욕증시가 기술적 반등에 나설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다시 한번 2%이상 급락하자 전문가들 사이에서 신중론이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증시반등의 단초를 제공했던 글로벌 유동성이 어느 정도 위축될 수밖에 없고 투자자 심리도 점차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시장에 대한 증권 전문가들의 장세 진단을 간추렸다. ◇증시 추세변화 염두에 둬야=지난 주말 다우지수는 전일보다 2.09% 급락한 1만172.98포인트에 장을 마쳤다. 24시간 거래되는 주요 선물지수가 현물시장 개장을 앞두고 반등흐름을 나타내면서 지수반등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막상 장이 열리자 재차 급락했다. 예기치 못한 결과에 증시전문가들도 동요하는 모습이다. 문기훈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은행규제 및 중국의 긴축이슈 등으로 글로벌증시 내 유동성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며 "지금은 추세적인 변화를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시장에 접근할 때"라고 말했다. 특히 달러강세 흐름과 이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현상은 신중론에 힘을 보태는 요인이다. 오상훈 SK증권 센터장은 "1월 중순 이후부터 달러가 강세기조로 돌아서면서 그 동안 위험자산으로 몰렸던 자금들이 안전자산 쪽으로 회귀하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며 "달러화가 강세기조로 돌아서면 외국인들은 어김없이 주식비중을 줄였다는 점에서 당분간 보수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스탠스 변화 가능성=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외국인들의 순매수세가 위축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외국인들이 당장 국내 증시를 떠나는 것은 아니지만 포지션 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상훈 센터장은 "최근 달러화가 강세 기조로 돌아서고 있는데 외국인들은 과거 달러 강세가 시작되면 어김없이 국내 증시의 순매수 포지션을 줄였다"며 "국내 증시에서 공격적인 이탈은 하지 않겠지만 비중을 줄이면서 수급 불균형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기훈 센터장도 "기조적으로 이탈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현 지수대가 낮은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당분간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외국인들이 미국 금융규제의 진행 경과를 지켜보고 판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용원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들이 스탠스를 정하지 않고 관망하는 모습을 당분간 취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 동안 순매수 추세를 보였기 때문에 관망세가 분명 부정적이기는 하지만 경과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확대해석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와=신중론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번 이슈에 대한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다수 나온다. 증시에서 가장 큰 악재로 꼽히는 '불확실성(금융 규제 문제)'이 불거지면서 상승기조가 꺾인 것이지 펀더멘털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송기석 메릴린치증권 전무는 "미국과 중국에서 각각 금융규제, 추가긴축이란 악재가 출현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심리적인 충격을 안겨줬다"면서 "이런 이슈는 아직 확정된 것도 아닌 데다 시장에서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에서 단기적인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또 "외국인 순매도가 점증하더라도 이는 단기성향이 강한 헤지펀드일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국내기업의 수익성이 굉장히 좋기 때문에 중장기 자금은 계속적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나친 우려는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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