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5대그룹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안이 발표되면서 회사원들이 올해 연초에 이어 또다시 대량 정리해고의 공포에 휩싸였다.전경련과 관련그룹에 따르면 5대 그룹의 국내 고용인원은 58만2,000명으로 이중 비주력업종소속인 20~30%가 감원의 타깃이 될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우선 이번 연말연시에 적어도 3만~4만명의 감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대상기업에 속한 회사원들은 『지난해말부터 상여금도 반납한채 일해왔는데 결국 이렇게 내모느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삼성전자로 흡수될 예정인 대우전자는 이날 사내전산망 「탱크포스트」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전자우편이 쇄도, 사장이 『동요하지 말라』는 글을 띄우는 등 무마에 나섰다.
회사측은 관리·영업직의 경우 중복 인원이 많아 30~50% 정도가 감원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입사 1년차인 안모(28)씨는 『온갖 소문이 난무, 동료들이 벌써 다른 직장을 알아보고 있다』고 불안해했다.
대우자동차로 흡수되는 삼성자동차 직원들도 이날 이틀째 『자동차부문 퇴출 결사반대』를 주장하며 차량시위를 벌이는 등 강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기아자동차를 인수한 현대자동차는 현대정공의 차량사업 부문과 현대자동차써비스까지 흡수하면서 관리·판매직 과잉인력이 1만여명에 달해 대대적인 정리해고가 예고된 상황이다.
현대자동차써비스 김모(31)대리는 『올초 반납한 임금 100%를 지급한다는 회사결정을 「정리해고의 서곡」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며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통합되는 현대전자와 LG반도체도 어수선하기는 마찬가지. 현대전자 김모(34)대리는 『양사 합쳐 적어도 1만명이 해고될 것으로 예상돼 경영권을 장악하지 못하는 측의 직원들은 대량해고의 칼날을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시민단체에서는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감원을 불가피한 고통분담으로 받아들이는 반응이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이행여부를 끝까지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전반적인 재벌개혁 방향은 올바른 것같다』고 평가했다. /박천호·손석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