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청정 학교급식으로 가는 길


전국 초ㆍ중ㆍ고교에서 학교급식이 전면적으로 실시된 지도 7년째에 접어들었다. 각 가정에서는 매일 같이 도시락을 준비해야 하는 부담을 덜고 학생들은 성장기 영양소를 고려한 따뜻한 밥과 국을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학교급식은 많은 이들의 환영을 받았다. 그러나 학교급식은 동시에 크고 작은 문제점도 불러왔다. 식재료 구매 과정에서 비리가 발생하기도 했고 품질이 낮은 식자재 공급도 종종 문제로 지적됐다. 어떻게 비리를 차단하고 우수한 국내산 식재료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학생들에게 공급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관련 정부 부처나 유관단체들의 한결 같은 고민이었다. 농림수산식품부ㆍ 교육과학기술부ㆍ농수산물유통공사가 주축이 된 농수산물사이버거래소의 '학교급식 전자조달시스템'은 이러한 '계약의 투명성'과 '양질의 식재료 공급'을 목표로 지난해 2학기부터 시범운영을 실시했다. 공급업체는 계약관련 서류를 학교에 직접 가서 제출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으로 등록하면 서류심사 및 현장실사를 통해 부적격 업체는 아예 입찰을 할 수 없도록 차단한다. 또한 식재료 계약부터 관리에 이르는 절차를 전산처리함으로써 기존 수의계약방식에서 벗어나 계약의 투명성을 확보했다. 간소화된 과정으로 믿을 수 있는 업체와 거래할 수 있게 돼 학교의 행정적인 부담도 크게 줄었으며 여러 학교가 곡물ㆍ축산물 등을 공동구매 할 경우 10% 가까운 가격인하 효과도 가능하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소상공인도 관련법을 준수한다면 공급업체로 참여해 공평한 기회를 누릴 수 있게 됐다. 시범운영 당시 119개 학교와 1,230개 공급업체가 참여했던 전자조달시스템은 현재 서울ㆍ 인천ㆍ대전ㆍ대구ㆍ부산 등 10개 시ㆍ도교육청 소재 1,500여개 학교, 2,200여개 공급업체가 참가하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연말까지 전국 학교의 10%에 해당하는 2,000여개 학교가 전자조달시스템에 참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아직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보완해야 할 점도 많고 기존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던 업체에서는 불만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변화에 따르는 불편함을 떠올리기에 앞서 학교급식이 근본적으로 누구를 위한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학교급식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기에 더욱 각별하고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질 좋고 안전한 농수축산물을 투명하고 깨끗한 과정으로 공급한다면 말 그대로 청정한 학교급식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청정' 학교급식을 먹고 자란 학생들은 곧 건강한 대한민국의 밑바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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