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인터뷰] 이태형 대표 "별 볼일 없던 男子, 이젠 ★만 보고 사네요"

이태형 (주)천문우주기획 대표 "생활천문학 저변 확대 힘쓸 것"


별 볼 일 없던 남자가 별을 쫓아다니다 스타가 됐다. 서울대 화학과와 환경대학원을 졸업한 뒤 전공과는 무관한 ㈜천문우주기획을 설립한 이태형(47ㆍ사진) 대표가 별과 인연을 맺은 것은 서울대 천문동아리 시절로 거슬러올라간다. 화학실험에 소질이 없다고 여긴 그는 환경대학원에 진학했지만 그를 붙든 것은 별이었다. 동호회 활동에서 얻은 지식으로 출간한 '재미있는 별자리 여행(김영사ㆍ1989)' 덕에 그는 '스타'가 됐다. 이 대표는 "멋 모르고 낸 책이었는데 초판이 3일 만에 동날 정도로 초대박이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별에 관심을 두고 있는 줄 몰랐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책은 30만부 이상 팔려 자연과학서적 국내 최대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그는 "사람들이 별에 관심은 많지만 별을 공부하려면 천체물리학 등 어려운 이론과 공식을 이해해야 하는데 비전공자에게 그 같은 전문지식을 요구하기는 쉽지 않다"며 "'음력 날짜로 달의 위치를 알 수 있다' '밀물ㆍ썰물은 달의 영향에 의한 자연현상이다' 등 어릴 때 궁금했던 것을 풀어주며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생활천문학 확산이 회사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회사 설립 후 전문성에 대한 시비를 잠재우기 위해 참가한 1995년 천문대 주최 천체사진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는가 하면 1998년 국내 최초로 소행성을 발견해 2001년 '통일'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천문학 대중화에 힘쓴 고(故) 조경철 박사와의 인연으로 2004년에는 경희대 우주과학과 박사과정도 수료했다. 생활천문학을 위해 그가 시작한 사업은 천문대 건설대행. 별은 많이 볼수록 많이 안다는 그의 지론에 따른 것이다. 1996년 사설 천문대인 가평 코스모피아천문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13군데 천문대를 기획했다. 강원도 춘천이 고향인 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별을 잘 볼 수 있는 곳이 물 좋고 산 좋고 별 맑은 강원도라고 판단, 10여년 공을 들인 끝에 강원도 영월 봉래산에 별마로천문대도 세웠다. 이 천문대는'라디오 스타' 등 영화의 배경이 된 후 영월의 명물이 됐다. 그는 "천문대는 건설보다 운영과 교육이 더 중요하다. 국내에 천문대가 20여곳으로 늘어났지만 휴관일이 많아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아 안타깝다"며 "별은 과학이기도 하지만 문화와 연결해 사람들이 쉽게 별과 가까워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운영을 맡은 대전 시민천문대에는 2002년부터 시작한 별 음악회가 500회를 넘어설 정도로 인기다. 생활천문학을 위한 또 다른 그의 꿈은 장비의 국산화다. 별을 더 자세히 볼 수 있는 천체망원경, 천체의 운행을 나타내는 플라네타리움 등이다. 장비 한대에 10억원이 넘어 작은 회사가 시작하기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별을 통해 번 돈을 별과 관련된 곳에 쓰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그의 다짐에서 시작한 일이다. 그는 "일본에서 수입하는 천체망원경 브랜드가 히로히토(裕仁) 일왕 시대의 연호(1926~89)인 쇼와(昭和)여서 '이건 아니다' 싶어 시화공단에 연구소를 차렸다"며 "주변에서 '미친 짓'이라며 손가락질도 많이 했지만 현재 직경 1m 크기의 천체망원경을 국산화해 내년 개관하는 화천 조경철박사기념천문대에 설치할 예정"이라며 뿌듯해했다. 그는 이어 "별에는 견우와 직녀 등 신화가 있고 그 시대 문화가 있고 낭만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별을 보며 꿈을 키우고 사랑과 낭만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게 바람"이라며 별을 알리는 사업을 계속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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